자전거 라이너는 선비이다
자전거 라이너는 선비이다
  • 독서신문
  • 승인 2014.09.01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일산정(秋日山情)'

[독서신문]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낯선 일상으로 초대되는 여행은 계속되는 지루한 일상에 단비가 되고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현실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욕구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그 시도는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하고 도전해온 대상이다. 한 번 그 묘미를 알게 되면 무궁무진한 세계로 향한 발걸음을 쉽게 자제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여행은 바이러스와 같다고도 한다.

 

무위자연세계로 향하는 자전거 라이딩은 바람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빠지면 쉽사리 헤어 나오기 힘들고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한 번 길을 떠난 사람은 또다시 바람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어있다.

일상을 뒤로하고, 자유를 만끽하며, 자아를 찾아 떠난 라이딩은 뚜렷하고 분명하고 밝은 세계로 향하는 몸짓이다. 이를 통해 몸을 활성화시키고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끊임없는 돌아봄을 얻을 수 있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자연과 하나 되는 자전거 라이딩은 이러한 것들을 얻기 위한 시도이며 도전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전거 라이딩은 좋은 기회를 준다. 동양의 자연주의 사상은 인간과 자연을 조화로운 관계로 본다. 때문에 노자는 道라는 개념으로 모든 존재하는 본질을 이해했으며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실천하는 삶을 강조했다. ‘자연’은 ‘스스로 이와 같음(自己如之)’을 뜻하며 명사로 ‘스스로 그러하여 그러함(自然而然)’을 말한다.

즉, 자연은 그 안에서 스스로 생겨나고 자라는 즉 스스로 생명력을 이어가는 일체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 노장은 인간의 말과 생각으로 만든 세계를 유위(有爲)라 했으며 유위와 맞서 있는 세계를 자연(自然)이라 봤다.

무위자연은 인위로 만들어진 세계가 아니다. 무위자연세계를 도(道)의 세계, 선(禪)의 세계라 하는 이유이다. 때문에 중간 매개나 거리·간격 없이 바로 연결되는 관계이고 일정한 형태와 성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며 뚜렷하고 분명하고 밝은 세계이다.

무상한 삶과 모진풍상을 이겨내고 고고한 자태를 지니고 있는 본님은 산과 들과 강, 강물에 떠있는 달을 바라볼 수 있는 애석(愛石) 기풍을 지니고 있는 분이다. 雪中에 蘭香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던 선인들의 지혜를 본님으로부터 보게 된다.

140명이 넘는 라이너를 맞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접대하여 보내고 있는 모습에서 초위험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출구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할 수 있다. 인류문화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선인들의 취미생활이 자전거로 부활했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전거 라이딩은 놀이하는 인간으로 규정되고 있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임도 살펴봤고 그것이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알 수 있음도 알아봤다. 선인들의 모습을 수행정신으로 삼아 주광청광(酒狂淸狂)하여 문향십리(聞香十里)의 안목을 키우기 위해 자전거로 먼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최소한 그들에게선 인간성 상실과 인간성 파괴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진정으로 이 시대의 선비이다.

/ 편집위원 검돌(儉乭)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