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세월호의 교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싱크홀’ 문제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두 곳의 싱크홀이 발견된데 이어 교대역 등에서도 잇달아 싱크홀이 추가로 발견됨으로써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싱크홀은 지하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 동굴이 붕괴되면서 갑자기 땅이 푹 꺼져버리는 현상이다. 대부분 지하수 이동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지하수의 저주’로도 불리는 싱크홀은 크기가 해외에서는 무려 지하 수백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크기나 발생 빈도가 다른나라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 국토 대부분이 단단한 화강암층과 편마암층으로 이뤄져 있어 자연적으로는 땅속에 빈 공간이 잘 생기지 않아서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제는 싱크홀 안전지대가 아니라 위험지대로 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지난 8월 19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무려 53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자연현상이 아닌 하수 누수에 따른 지반 손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석촌지하차도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현상이 아닌 공사 등으로 인한 인위적 현상이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파악해 싱크홀 우려가 높은 전국 19곳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단편적인 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를 계기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지하지도를 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싱크홀은 앞서 발생한 대형참사들보다 더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자연현상이 아닌 명백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하고 현명한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