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발생되는 경우다. 탈모도 예외는 아니다. 활성산소가 탈모를 일으키는 과정을 알아보자.
1. 탈모 억제 유전자를 공격한다
사람을 비롯한 고등동물의 세포 핵 속에는 46개의 염색체가 있다. 염색체는 DNA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나선으로 꼬여 있다. DNA는 핵산염기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런 구조들 중에 유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유전자라 한다.
체내에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유전자의 본체(本體)인 DNA를 공격한다. DNA는 활성산소의 작용에 의하여 수소결합으로 이뤄진 연결고리의 부분을 절단하거나, 염기(鹽基)의 부분을 풀리게 하거나 염기가 산화되어 다른 구조로 변화시킨다. 이를 '유전자 변이'라 한다. 이는 자손에게 물려지기도 한다.
머리도 얼굴과 마찬가지로 자외선이나 담배, 공해물질 등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이로 인해 두피내에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된다.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DHT 생산을 촉진하는 환원효소를 억제하는 유전자를 공격하여 변이를 일으켜 탈모를 일으킨다.
2. 두피 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모공을 막아버린다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혈관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쌓이게 되고 이를 에너지로 소비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에서는 활성산소가 증가한다. 증가된 활성산소는 혈관내피에서 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과산화지질로 변하게 되고 이 때문에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다.
두피의 모세혈관은 매우 가늘어 바로 혈관이 좁아지게 되면 바로 영향을 받아 이로 인해 모근에 영양 공급이 되지 않고, 게다가 증가된 과산화지질은 모공을 막아버려 탈모를 일으킨다.
3. 모근세포를 공격한다
세포막은 세포와 세포 외부의 경계를 짓는 막이다. 세포 내의 물질들을 보호하고 세포간 물질 이동을 조절한다.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세포막을 공격한다. 미친 활성산소가 날뛰면서 세포막을 망가뜨리면 세포는 울타리를 잃어버린다. 한마디로 활성산소가 정상세포의 옷에 구멍을 뚫거나 아예 옷을 몽땅 벗겨버리는 꼴이 되는 셈이다. 세포막이 손상된 모근 세포는 사멸하여 탈모를 일으킨다.
<홍성재/ 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