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짐작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수상함, 연극 '수상한 흥신소 2'
함부로 짐작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수상함, 연극 '수상한 흥신소 2'
  • 임현경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7.31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연극 <수상한 흥신소2>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씨즈온]

[독서신문 임현경 객원문화기자]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의 대부분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택하고 있다. 이는 작품성과 무관하게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효자상품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화제작사에서는 신인감독의 입봉작으로 공포영화를 제작한다. 결과물을 통해 감독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최악의 영화를 만들었다 해도 장르 특성상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까닭이다. 연극이 이와 마찬가지다. 흥행을 이룬 적이 있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연극들이 끊임없이 무대에 오르내린다. 때문에 관객들은 소재의 유사성에 지쳤고 ‘겉은 쿨하고 속은 비참한 남녀의 지지고 볶는 연애’에 통달했다.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색다른 구성을 갖춘 연극, <수상한 흥신소 2>을 소개한다.

<수상한 흥신소 2>은 이전의 ‘수상한 흥신소’와 공간배경이 같을 뿐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귀신을 볼 줄 아는 청년 상우가 흥신소를 개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우는 귀신들을 의뢰를 받아 대가를 받지 않고 일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것처럼 속인다. 그러던 어느 날, 상우가 한 망령의 소원을 들어주려다 엄청난 비극과 마주하게 된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상우가 옆집 여자 지혜의 운명을 알게 되면서 극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수상한 흥신소 2>은 공연 내내 수상한 인상을 준다. 요컨대 극의 내러티브가 뻔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객은 평범해 보이는 인물에게 뭔가 감춰진 일이 있을 거라 짐작하는 등 끊임없이 예측하지만 자신의 기대에 배반당한다. <수상한 흥신소 2>의 장르 역시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예측이 어렵다. 관객이 평범한 로맨틱코미디라 생각할 때쯤 극은 무거운 분위기로 반전되고, 배우들의 재치가 폭소를 유발하다가도 곧 절절한 연기가 가슴 아픈 가족애를 그린다. 또한, 관객들은 하나의 극 내에서 수많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액자식 구성의 연극 속 연극, 노래경연대회, 락 콘서트, 응원 댄스 까지 분야를 초월하여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지만 어색하지 않다. 다채로움이 극의 스토리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수상한 흥신소 2>의 또 다른 매력은 멀티맨의 활약이다. 극에는 남자주인공과 여주인공 외에 모든 역할을 소화하는 남녀가 등장한다. 둘은 극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뛰어난 연기로 무대장치의 한계를 보완해준다. 특히 수위 및 여러 인물을 연기하는 남자배우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의상을 교체한다. 그가 다양한 인물을 얼마나 다르게 연기하는지, 또 옷과 가발을 얼마나 빨리 착용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극의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멀티맨이 다섯 명 이상의 인물을 쉬지 않고 소화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멀티맨을 포함한 극 중 인물들을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객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눈시울은 붉어진다. <수상한 흥신소 2> 도입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소외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극이자,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극이다. 즐거운 웃음, 아름다운 가족애,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선사하는 연극 <수상한 흥신소 2>은 오는 9월 7일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상명아트홀 2관서 만나 볼 수 있다. 기존 연극의 고루한 전개에 실망했던 사람이라면 반격당할 준비를 마친 뒤 극장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