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狂淸狂(주광청광)
酒狂淸狂(주광청광)
  • 독서신문
  • 승인 2014.07.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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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정(秋日山情)'
▲ 화가 김양희가 지난해 5월 ‘춘풍(春風)에 노닐다’ 展에서 선보인 신윤복 재현 시리즈

[독서신문] 酒狂淸狂(주광청광)은 술(酒)에 미치고 자연에 취한다는 뜻이다.

아, 술의 流禍(류화)는 빠지기 쉬워도 구제하기는 어려우니, 나라를 망치고 몸을 망치는 것이 항상 이 때문이다. 예로부터 술을 경계하여 금한 사람은 보존하였고 술에 빠진 사람은 멸망하였는데, 方策(방책)에서 상고해 보면 得失(득실)이 함께 기재되어 있으므로 내가 비록 말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오히려 능히 알고 있을 것이다. 옛날에 儀狄(의적)이 술을 만들매 맛이 감미롭자 大禹(대우)가 먼 장래를 염려하여 疏遠(소원)시켜 끊어 버렸으며, 또한 妹邦(매방)이 술에 耽溺(탐닉)하매 武王(무왕)이 걱정하여 酒語(주어)를 지었으니, 聖人(성인)이 세상을 근심하고 災禍(재화)를 염려함이 깊었던 것이다.

酒之流禍 易溺難救 亡國喪身 恒由於此 自古戒禁者存 者滅 稽之方策 得失俱載 子雖不言 人尙克知之 昔有義狄 造酒而甘 大禹慮遠 疎而絶之 亦有妹邦 荒干酒 武王憂之 酒誥是作 聖人之憂世慮禍 深矣.
주지류화 역닉난구 망국상신 항유어차 자고계금자존 침후자멸 계지방책 득실구재 자수부언 인상극지지 석유의적 조주이감 대우려원 소이절지 역유매방 황전간주 무왕우지 주고시작 성인지우세려화 심의.
- 출처 : 李荇, 『조선왕조실록』

술에 미치면 구제하기 어려우며 나라를 망치고 몸을 망친다하고 있다. 술은 순기능도 있지만 탈것을 운행하는 자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 특히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중심잡기가 어려워 술에 취하면 전복되거나 충돌하기 쉬우며 이때 중상 아니면 사망에 이르게 되며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 ‘자여사’ 동호회에선 철저하게 금하고 있다.

오토바이에 달린 개줄에 끌리어/ 개 한 마리/ 오토바이 따라 달려간다./ 두 바퀴와 네 다리가 조금이라도 엇갈리면/ 개줄은 가차없이 팽팽해지고/ 그때마다 개다리는 바퀴처럼 땅에 붙어서 간다./……/ 사정없이 목을 잡아당기는 개줄에 저항하면/ 네 다리는 갑자기 하나가 되어/ 스파크를 일으키며 아스팔트에 끌린다./ 아무리 달려도 서 있을 때처럼 조용한 바퀴 옆에서/심장과 허파를 다해 헐떡거리는 다리./ 오토바이 굉음소리에 빨려들어가는 헐떡거림./ 아무리 있는 힘을 다해 종종거려도/ 도저히 둥글어지지 않는 네 개의 막대기./ 느슨해지자마자 팽팽해지는 개줄.
- 김기택, 「오토바이와 개」 전문

또한 「오토바이와 개」에서 보듯 두 바퀴로 움직이는 탈것이지만 자전거에서와 같은 풍류(風流)를 찾아볼 수 없다. 속도와 자본과 욕망의 상징인 엔진에 의해 움직이는 바퀴는 현대문명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풍류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을 뒤집어엎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속도-팽팽-저항-굉음-팽팽’으로 이어지는 탐욕과 비명횡사, 끔찍한 죽음에 대한 전시와 폭로가 없는 느린 자전거여행은 술에 취하듯 자연에 취하게 만든다. 이러한 풍경은 「호미숙 자전거여행」 ‘응봉산의 노랑유혹, 하동마을의 빨강유혹 헉! 펑크~~’라는 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또한 酒狂淸狂(주광청광)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편집위원 검돌(儉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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