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칼럼] 스포츠학자 김동혁의 '골프로 보는 인문학' _ (11) 미셸 위, 그녀가 새롭게 태어난 까닭은?
[스포츠 칼럼] 스포츠학자 김동혁의 '골프로 보는 인문학' _ (11) 미셸 위, 그녀가 새롭게 태어난 까닭은?
  • 김동혁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7.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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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혁 칼럼니스트
아마추어 시절 '천재 소녀'로 불렸던 미셸 위(25·나이키골프)는 프로 전향 후 오랜 시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05년 LPGA 입회 후, 2009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과 2010년 CN 캐나디언 여자오픈에서 단 두 차례밖에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잠잠했다. 흥행을 위해 남자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2003년 캐나다투어 베이밀스 오픈에서는 첫 성(性)대결에 나섰지만 9오버파로 예선 탈락했다. 그 뒤로도 줄곧 남자대회에 출전한 그녀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심지어 일본에서 열린 카시오오픈에서는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남자대회에서 승리의 기억보다는 패배의 아픔이 더 많았다. 결국 슬럼프에 빠졌다.

호쾌한 장타에도 불구하고 퍼팅의 난조로 고배를 마셔야 했던 미셸 위는 깊은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ㄱ'자 퍼팅이 노력의 흔적이다. 퍼팅자세는 물론 캐디와 스윙코치도 바꿨다.

2014년, 미셸 위가 달라졌다. 그녀는 올해 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4월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했고,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9회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미셸 위는 이날 최종 합계 2언더파 278타를 기록,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이븐파 280타)를 2타 차로 따돌렸다.

'미운 오리'라는 달갑잖은 꼬리표는 이제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올 시즌에서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승을 했다. 미셸 위가 달라진 계기는 스탠포드 대학생활의 영향이 크다.

그녀는 손목부상으로 연습을 못하게 되면서 골프 없는 인생을 생각했다. 결론은 '골프는 인생의 일부'라는 것이다. 미셸 위는 외신기자에게 이야기했다. "대학에서 나보다 더 유명한 친구들을 만났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신나게 살면서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대학생활을 통해 골프를 'Must'가 아닌 'Enjoy'로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의 삶이 단순히 부모의 계획에 의해 움직여졌다면, 대학생활은 스스로의 계획에 의해 움직였다. 이는 경기의 몰입 수준을 높여주고,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었다. "눈감고 귀 막고 연습에만 매달렸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도 스스로 좋아서 했기에 가능했다.

미국의 많은 학생선수는 운동과 학업을 병행한다. 운동을 그만둔 이후에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마련할 수 있다. 한국도 변화의 바람은 있지만 선진국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학업은 뒷전이고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하는 사례가 많다.

과연 한국의 대학에 재학 중인 골프선수 중 몇 명이 학업에 열중할까? 미국 대학에서는 선수의 경기성적과 학점과는 무관하다. 아무리 경기실력이 좋아도 학업 성적에서 플러스 요인은 아니다.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한 미셸 위도 오전에는 학교, 오후에는 경기에 나섰다.

한국 선수는 경기력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운동이 아닌 개인의 삶에 있어서의 미래를 위한 준비 자세도 필요하다.

2016년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 이를 계기로 학생선수의 제2의 인생을 위한 학습권 보장제도 마련은 물론이고, 지도자의 책임감 있는 역할 수행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운동만하는 '선수기계'가 아닌 체덕지(體德智)를 함양한 학생선수의 모습을 그려야만 한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한 미셸 위, 그녀는 골프와 학업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 글쓴이 김동혁은?
'골프 코칭학'의 학문적 체계화를 선도하는 젊은 학자다. 주 연구 분야는 골프 학습자와 코치 교육, 골프 코칭이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골프 칼럼니스트로 인기가 높다. US GTF Golf Teaching Professional, 중등 2급 정교사, 생활체육지도자, 스포츠심리상담사, 유아체육지도자 등 체육 관련 여러 자격증을 갖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쳤고, 박사과정에서 스포츠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 solomon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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