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기발이승
자전거와 기발이승
  • 독서신문
  • 승인 2014.06.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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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정(秋日山情)'

[독서신문] ‘理(이)’와 ‘氣(기)’를 존재론으로 보면 ‘이’는 정신 ‘기’는 물질이다. ‘이’는 ‘기’의 운동 작용으로 법칙·규범·원리·원인·형상·로고스·당위·이념 등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기’는 우주 구성소재인 우주기(宇宙氣)로 음양의 기운인 에너지를 말한다.

즉, ‘기’는 모든 사물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는데 필요한 본질이나 객체의 외면에 나타나는 상(현상)이라 할 수 있다. 율곡은 이러한 ‘이’와 ‘기’의 관계를 ‘이기지묘(理氣之妙)’, ‘기발이승(氣發理乘)’, ‘이통기국(理通氣局)’이란 말로 나타냈다.

율곡은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에서 ‘이’와 ‘기’에 대한 관계를 ‘이’와 ‘기’는 두 가지 물건(二物/사물)이라 할 수 없고, 또한 한 가지 물건(一物/사물)이라 할 수 없다. 한 가지 사물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이면서 둘(一而二)이요, 두 가지 사물이 아니기 때문에 둘이면서 하나(二而一)라고 설명하였다.

‘기’는 발(發)하고, ‘이’가 올라타는(乘) 것을 ‘기발이승(氣發理乘)’이라 한다. ‘이’는 ‘기’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고 ‘기’는 ‘이’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음이다. 이 둘은 바늘과 실같이 서로 필요한 관계로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떨어지지 못한다. 때문에 기발이승은 ‘기(氣)’가 아니면 발할 수 없고, ‘이(理)’가 아니면 발하지 못함이 된다.

자전거도 이와 비슷하다. 자전거는 ‘기’에 해당되고 자전거에 올라타는 라이너는 ‘이’가 된다. ‘발(發)’하는 것은 ‘기(氣)’이다. 자전거가 눈앞에 있으니 ‘발’하게 되며 발하게 하는 까닭인 몸은 ‘이(理)’가 되어 자전거에 올라탄다.

사물의 본체(本體)인 자전거가 있고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으니(수도권에 한함) ‘기’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인 자전거는 발동(發動)되는데 사용되고, 나는 타는 ‘이(理)’가 되기 때문에 ‘기(氣)’가 발동하는 원인과 원리를 제공하여 ‘기발이승(氣發理乘)’이 된다. 한강으로 Riding(horseback riding)을 나가는 이유이다.

여기서 Riding이라 표현한 것은 단순히 타는 것이 아니라 말을 타고 출정 나가는 마음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한강·북한강·남한강 자전거 길은 스케일(scale)이 웅장하고 잘 닦여있기 때문에 가장 선호하는 코스이다.

 

혼자 자전거를 Riding하는 것은 운동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낯선 곳으로 여행하는 의미가 더 크다. 말을 타듯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낯선 곳으로 나서는 이유는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강한 모험과 도전과 호기심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 서면 자신을 더 분명하게 되돌아 보며 성찰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본래부터 하나이듯 자전거와 묘합되어(기발이승) 달리는 것은 아직도 청년정신이 살아 있음이요 내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고 있는 미래의 시간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붉고 아름다우며 뜨겁다.

대자연으로 몸을 던져 자신을 되돌아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들을 갖게 만드는 ‘이승(理乘)’의 ‘승(乘)’은 ‘타다’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님을 알아가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의 움직임과 정지함 등 전체적인 목적인 뜨거운 삶의 열정을 달성하기 위해서 타는 것이 ‘승(乘)’이며 Riding이다. 낯선 곳으로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 편집위원 검돌(儉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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