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와 1 : 29 : 300… '하인리히 법칙'
세월호 참사와 1 : 29 : 300… '하인리히 법칙'
  • 윤빛나 기자
  • 승인 2014.06.13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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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세월호와 타이타닉 침몰사고, 미국 뉴올리언스 시를 폐허로 만든 카트리나 허리케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엑손 발데스 원유유출 사고 같은 것들은 모두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평가받는다. 발생 이후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사건들은 대체로 사소한 초기 문제를 방치했고, 문제를 인지하고 나서도 부적절한 시정조치를 취했으며, 상황이 통제불능이 되거나 극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공통 요인이 있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한 번의 큰 사고 전에는 300번의 징후와 29번의 경고가 있다. 이런 하인리히 법칙, 일명 1 : 29 : 300 법칙을 다룬 책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은 다섯 차례 개정판을 낼 정도로 산업재해예방 분야 서적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관련 서적으로 2008년 『하인리히 법칙』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는 개정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다. 개정판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구성도 초판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적용해 국내외에서 발생한 다수의 참사와 재앙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제시한다. 타이타닉호의 침몰, 9·11 테러, 허리케인 카트리나 같은 재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에서는 하인리히 법칙을 후쿠시마 원전, 삼풍백화점 붕괴 등의 사례를 들어 자세히 소개하며 관련 이론인 도미노 이론, 깨진 유리창 법칙 등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2부에서는 타이타닉호, 세월호 등 대형선박 사고를 집중 분석했다. 세월호의 경우에는 최신 사례이고 원인 규명이나 책임소재를 가리는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아 책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또 큰 상처를 남긴 사건이라 사례 소개 자체만으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워낙 큰 사고이고, 이처럼 분명한 교훈을 주는 사례가 없다는 판단 하에 포함시켰다.

사실 이번 세월호 사고는 우리사회의 총체적 난맥상을 모두 노출시켰다. 종교 문제, 유교문화 문제, 비상훈련 문제, '관피아' 유착 문제, 경제우선 문제 등 우리 사회에 잠복해 있는 많은 고질병들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세월호가 화물을 많이 싣기 위해 평형수를 뺐듯이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부를 많이 쌓기 위해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중요한 것들을 빼냈다. 이제 지나치게 많은 거추장스러운 짐들을 들어내고 기본을 더 채워야 할 때다. 평형수를 더 채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평형수는 무엇일까? 안전과 직업윤리, 도덕이 바로 그것이다. -본문 115페이지 중-

3부에서는 위기관리의 중요성과 관련된 성공, 실패 사례들과 교훈을 이야기하며, 4부에서는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배워야 할 지혜를 실패학 관점에서 조망한다. 마지막으로 안전과 재난교육의 전문화, 체계화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우리는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안전불감증, 늑장대응, 인력 부족, 예산 부족, 전형적 인재, 대응 매뉴얼 부재 같은 말들을 수없이 들었다"며 "우리는 위기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하인리히 법칙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펴냄 | 256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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