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치열한 성장통과 풋풋한 첫사랑, 연극 '사춘기 메들리'
사춘기의 치열한 성장통과 풋풋한 첫사랑, 연극 '사춘기 메들리'
  • 윤미나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6.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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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미나 객원문화기자] '중2병', '낭랑 18세', '고쓰리' 등의 단어는 10대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을 대변해준다. 아직 그 시절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성장통으로, 이미 그 시절을 겪어낸 이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오는 '사춘기'는 문학, 드라마, 영화 등의 소재로도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이런 사춘기를 만화만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풀어낸 웹툰이 '사춘기 메들리'다. 다음에서 연재되고 4부작 드라마로도 방영된 바 있는 웹툰 '사춘기 메들리'가 이번에는 연극으로 개작돼 다시 한 번 생생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 연극 <사춘기메들리> 이미지 [사진 제공=씨즈온]

10대만이 느끼는 치열한 성장통

연극 <사춘기 메들리>의 주인공인 정우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아버지의 전근에 따라 다섯 번이나 전학을 해온 인물이다. 그간의 경험으로 '조용히 지내기'를 자신만의 학교생활 노하우로 터득해온 정우는 이번 고등학교에서도 친구 한 명 사귀지 않고 조용히 지내려 노력한다. 그래도 전학온 지 한 달이 지나 소위 '빵셔틀' 취급을 받는 짝꿍 덕원이 익숙해질 무렵, 정우는 다시 아버지의 전근으로 서울로 전학을 가야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10대란 자아는 성장하고 있으나, 가정상황과 학교 규율 때문에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없는 시기다. 정우는 전학을 통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마음을 닫아버린 인물로, 10대가 겪어야하는 내면의 성숙과 외부 환경 간의 괴리에서 오는 답답한 심정을 잘 드러낸다.

결국 정우는 답답한 심정을 해소하기 위해 커다란 결심을 한다. 어차피 전학을 가면 그만이니, '조용히 지내기'를 포기하고 큰일을 저질러 보기로 한 것이다. 정우는 학교의 일진 격인 역호에게 홧김에 대결을 선포하고, 모범생 반장인 아영에게 거짓 고백을 하고, 학교 대표로 전국 노래자랑에 나가겠다고 자원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승진을 포기하고 정우의 전학이 취소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저지른 일들을 수습해야 하는 정우는 커다란 고민에 빠진다. 자신이 만든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정우를 보면 한 편으로 우스우면서도, 깊이 살펴보면 '충동'과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10대의 치열한 성장통을 엿볼 수 있다.

▲ 연극 <사춘기메들리> 이미지 [사진 제공=씨즈온]

10대만이 느끼는 풋풋한 행복

아이러니하게도 정우는 앞뒤 안 가리고 저지른 일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학교생활의 행복을 느끼게 된다. 비록 정우가 처음에 아영에게 고백을 한 건 아영을 물 먹이려고 했던 장난이었지만, 아영의 순수한 모습에 진심으로 설레기 시작하면서 풋풋한 사랑이 싹튼다. 하굣길에 서로 어깨만 닿아도 화들짝 놀라고, 등굣길에 자전거를 함께 타고 가며 자잘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은 첫사랑과의 소소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남몰래 아영을 짝사랑하고 있던 역호와의 삼각관계 또한 흥미를 더한다. 겉으론 강하고 사나워 보이지만, 아영이 잘 때 몰래 바나나우유를 책상에 올려두고 살금살금 나가는 등 순애보를 보여주는 역호는 10대에 했을 법한 서툰 짝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정우는 처음으로 한 학교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서 '우정'에 대해서도 배워나간다. 자신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짝꿍 덕원을 무시하려 노력하던 정우는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 시작한다. 정우는 어느새 덕원과 가까워져 연애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위기에 처한 역호를 도와주기도 하고, 역호 옆에 붙어 덕원을 괴롭히던 영복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전국노래자랑 출전을 도와주겠다며 다가온 전교 2등 현진과 친분을 쌓아나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오해와 갈등을 풀어나가기도 하며, 정우는 마음을 닫고 사는 것보다 마음을 열고 우정을 쌓아나가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춘기란 불안과 갈등, 결핍을 통해 치열한 고민을 하며 성숙해지는 시기다.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사춘기란 주제를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낸 연극 <사춘기 메들리>는 대학로 레몬아트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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