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남성들이 성기 크기, '대물'에 집착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DNA를 퍼뜨리려는 종족 번식에 대한 원초적 본능이 있다.
뉴욕주립대 고든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성기가 버섯처럼 생긴 이유가 바로 다른 남성이 사정한 정자를 긁어내기 위함이라 하니 크고 굵은 성기일수록 그 효과가 더 좋았을 것이다. 때문에 원시시대에는 대물을 가진 남성이 최고의 남성이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남성의 '대물'에 대한 최초의 역사적 문헌은 『삼국유사(三國遺事)』다. 『삼국유사(三國遺事)』는 1281년 고려시대 승려 일연(一然)이 편찬한 5권2책으로 구성된 사서(史書)로 고조선시대로부터 후삼국시대까지 우리의 고대사가 기록되어 있으며 다양한 신화, 설화 등을 담고 있다.
재미있는 대목 중의 하나가 신라 지증왕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증왕은 성기의 길이가 1자5치(45cm)나 되었으며 음경이 너무 커서 그에 맞는 신부감을 찾기 어려웠다. 신하들이 신부감을 찾아 각 지방을 돌아다닌 끝에 키가 7자5치(220cm)가 되는 여인을 구해 결혼할 수 있었으며, 그녀가 곧 법흥왕의 어머니 연제부인 박씨이다.
과연 실제로 음경의 길이가 45cm나 되는 '대물'이었을까? 지증왕은 '신라(新羅)'라는 국호를 만들고 왕(王)이란 칭호를 사용토록 한 중앙집권적 체제를 기반으로 왕권을 강화하여 신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왕이다. 이에 따라 보통 사람과는 확연히 다른 특별함,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존재로 표현해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대물'이다. 그러므로 이는 실제 성기 크기가 아니라 강력했던 왕의 권력을 상징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홍성재/ 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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