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지면, 새로운 감정들이 열린다
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지면, 새로운 감정들이 열린다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4.05.27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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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아버지에 대한 책은 어머니에 대한 책에 비해 많지 않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자녀들이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이 길다 보니 비교적 친밀감을 더 느끼고, 얘깃거리도 많아져서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아버지도 나를 안고 이 작은 아기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치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 있었다. 저자는 문득 "아버지, 내가 당신의 바람대로 자랐나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아버지에 관한 수많은 기억과 생각이 떠오른다. 이 책은 아버지에 대한 질문들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저자는 신혼여행 중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한다. 병상을 지키던 아들은 그제서야 자신이 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토록 많은 시간이 있었고, 그저 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지기만 하면 됐는데 아버지가 대답을 할 수 없는 그때가 돼서야 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음을 실감한다.

만약 당신이 오늘 용기를 내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늘 흥얼대거나 즐겨 들으셨던 노래는 무엇인가요?" "아버지의 첫사랑은 어떤 분이셨나요?"라고 묻는다면, 질문 하나를 시작으로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지도 모른다. 비록 아버지가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해도, 책에 수록된 질문들은 머리와 가슴을 자극해 여러 생각과 감정을 끌어낸다.

질문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행복이나 철학, 인생에 관한 것으로 확장된다. "아버지는 헤어날 수 없을 만큼 총체적인 절망감에 빠진 적이 있었나요?" "아버지는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하실 수 있었나요?" 등의 질문은 어쩌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단순한 질문은 나와 똑같은 길을 걸어갔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우리 앞에 복원시킨다. 아버지의 고뇌가 나의 고뇌와 겹치고, 아버지의 행복이 나의 행복과 겹치면서 아버지에게 던지는 질문은 내가 가야할 길을 안내해주는 나침반이 된다.


■ 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것들
빈센트 스태니포스 지음 | 이종인 옮김 | 맛있는책 펴냄 | 184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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