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두 남자의 행복을 찾기 위한 처절한 인생이야기, 연극 '내 안에 침팬지가 산다'
전혀 다른 두 남자의 행복을 찾기 위한 처절한 인생이야기, 연극 '내 안에 침팬지가 산다'
  • 김효진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5.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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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효진 객원문화기자] 우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남들과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간다. 초등학생 시절 키 순서대로 배치된 자리부터 이후 1~9등급으로 매겨지는 나의 위치, 그리고 학점 전쟁까지 내 단짝 친구로 시작해 이제는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까지 쉴 틈 없이 경쟁하며 치열하게 달려간다. 얼마 전 종영한 <슈퍼스타k>, <k팝스타>를 비롯해 경쟁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얻었다. 한 가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이들의 노력, 그리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경쟁.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또한 그러한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목소리에 우리는 귀를 기울이려 할까? 여기 경쟁을 대하는 각기 다른 태도의 두 명의 남자가 있다.

▲ 연극 <내 안에 침팬지가 산다> 공연 장면 [사진 제공=씨즈온]

불가피한 경쟁 속 승자가 되고 싶은 영세 이야기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 '영세'. 하지만 그는 고객의 돈으로 개인 투자를 하던 중 세계 경기 불황으로 인해 결국 고객의 돈을 몽땅 잃고 만다. 그 후 직장에서 쫓겨나고 퇴직금은 고객들의 손해를 변상하는데 전부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주식으로 큰 성공을 맛보려 한다. 그가 주식을 통해 얻고 싶은 건 단 하나 싼 주식을 매입해 비싸게 파는 것 즉 돈이다. 영세는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주식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영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리고 앞으로 펼쳐 질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그 과정에서 이기기 위한 무수한 경쟁을 겪는다. 주식으로 성공을 얻으려는 영세처럼 한 가지의 목표를 잡고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분석하고 공부하는 그의 노력 그리고 그 노력의 대가로 얻게 되는 승리의 기쁨 하지만 승리를 얻기 위해 남을 이기고 올라서는 것이 과연 옳지 못한 일일까? 그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까닭은 목표를 향한 강한 의지와 집념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경쟁에서 영세가 승리자가 되었다면 반드시 패배자는 존재할 것이다. 경쟁을 강요하지만 경쟁은 옳지 못하다고 얘기하는 역설적인 사회 속에서 우리는 패배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여유가 존재할까? 과연 이 연극에서 말하는 행복의 정의란 영세의 삶과 큰 괴리를 가졌을까?

패배자가 아닌 새로운 삶의 개척자 pc방 폐인 사내

그는 과거 제약 회사에 근무하던 아주 착실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직장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들에게 무시당하며 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던 그는 문득 ‘ 이렇게 사는 것이 정녕 행복한 삶인가? ’ 라는 물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결국 그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직장도 가족도 모두 버리고 떠난다. 그러나 그가 현재 있는 곳은 pc방이고 그는 그 곳에서 ‘침팬지 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빠져 침팬지를 동물원에서 탈출시켜 밀림으로 보낼 작전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한다. ‘ 한심한 인간. ’

누구보다 더 얻고 갖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여유롭게 게임이나 하고 있는 그의 모습 그가 그 곳에서 얻고 싶은 행복이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불가피한 경쟁도 원치 않는 그의 모습을 사회에서 도태된 패배자의 모습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 연극 <내 안에 침팬지가 산다> 공연 장면 [사진 제공=씨즈온]

어느 누구의 삶도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

연극은 마지막까지 영세와 pc방 사내 누구의 삶이 옳고 누구의 삶이 잘못되었는지 따지려 하지 않는다. 경쟁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영세와 사회를 벗어나 행복을 얻으려는 pc방 사내 그들은 각자의 가치관 속에서 저 마다의 방법으로 행복한 인생을 만들려 한다.

다만 연극의 마지막을 보고 나면 문득 이 연극이 원하는 하나의 메시지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을 갖게 된다. 우리에게 길들여지고 익숙해진 삶이 아닌 다른 인생을 낙오된 패배자의 삶으로 인식하는 바보 같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삶이 경쟁이 되었든 공존이 되었든 간에 결국 그들이 원하는 핵심은 ‘행복’이라는 키워드다. ‘행복한 삶’을 원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내 관점에서의 판단이 아닌 보다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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