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어느덧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흘렀다. 이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유시민, 조국, 한홍구, 정여울, 정철 등 스물 두 명의 작가가 모여서 자신만의 글로 풀어냈다. 사람을 잃은 슬픔보다는, 정치철학 '노무현정신'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함이다.
노무현 하면 저절로 연상되는 색깔인 노란색을 테마로 한 책 『그가 그립다』에는 저자들이 저마다 다른 '~싶다'라는 제목을 달고 적어내려간 10페이지 내외의 글들이 담겨 있다. 이들의 메시지는 그리운 노무현의 영혼 앞에서 민낯으로 부르는 소박한 합창이다.
제게는 부당한 일을 당하면 마치 그 일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어떻게든 잊으려고 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지요. 이제는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세상에 알리려고 합니다. 여전히 민주주의가 안타까운 숨소리로 연명하며 ‘희망’이라는 가녀린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지금, 저 또한 작은 힘을 보태어 그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도 아닌, 민주주의의 변호인이 되고자 합니다. 영화 속의 당신처럼, 아니 수십 년 전 당신이 냈던 그 용기를 떠올리며 말이지요. “제가 하께요, 변호인. 하겠습니더.”
- 정여울의 「뚫고 싶다: 오랜 자폐를 털고」 중
나는 '힘 있는 자리'에 있었을 때, 더 많은 억울한 사람들의 변호인이 되어 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치에 뛰어들었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것만은 크게 후회한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어두운 관람석에 앉아 나와 타인과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유시민의 「닮고 싶다: 변호인이 된다는 것」 중
책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한정 수량의 북 테마앨범 CD도 제공된다. 조관우의 '그가 그립다'가 음반의 타이틀곡이다. 조관우는 "감정 이입이 잘 되는 테마곡인 만큼, 그 의도를 살릴 수 있게 노력했다"고 전했다.
■ 그가 그립다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펴냄 | 265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