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지구를 닮은 용들의 왕국, 영화 '드래곤 기사단'
빙하기 지구를 닮은 용들의 왕국, 영화 '드래곤 기사단'
  • 박민아 객원문화기자(씨즈온)
  • 승인 2014.04.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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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박민아 객원문화기자] 언제부터였을까? 매년 겨울이면 유례없는 폭설이 도시를 덮치고, 뉴스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몇 백 년 만에 가장 추운 날이라고 말한다. 지구는 그야말로 소규모 빙하기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 꽁꽁 얼어붙은 또 다른 세상이 있다.

▲ 영화 <드래곤 기사단> 스틸컷

자연을 통제하려는 자기중심적 사고

한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자랑하던 드래곤 왕국에 이상한 변화가 감지됐다. 펑펑 내린 눈이 온 세상을 덮고 있는데 분명 여름이란다. 추위를 견디지 못한 용들이 하나 둘 떠나고 숲의 수호신 로빈만이 왕국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게 된 왕국의 이면에는 악당들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있다. 우주 통치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기후 변화를 주도한 란슬럿과 람세스가 바로 그들이다. 두 악당은 지상의 모든 생명이 얼었을 때 그 위에 군림하고자 계획한다. 근저에 개인의 성취와 사적 이익의 추구를 위해 자연을 이용해도 좋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드래곤 왕국에 도래한 빙하기가 지구를 꼭 닮은 건 날씨 때문이 아니다. 이 사태의 원흉이 자기중심적 가치관을 가진 인물에게서 비롯된다는 데 주안점이 있다. 얼음 요새에서 기계 작동만으로 기후 조절이 가능하다는 설정 역시 자연을 도구적으로 인식하는 근대 인간의 고질적 문제와 닿아있다. 영화는 은연중에 일방적으로 자연을 착취하고 지배하려 드는 인간의 모습을 들추어낸다.

▲ 영화 <드래곤 기사단> 스틸컷

얼어버린 왕국을 수호하는 인물

로빈이 알아주는 이 하나 없이 외로운 싸움을 지속하던 그때, 한쪽에서는 그가 든든한 조력자를 얻게 될 조짐이 보인다.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엘피는 우연히 드래곤 기사의 전설이 담긴 책, ‘다나 힌’을 발견한다. 다나 힌은 왕국을 수호하던 드래곤 기사들의 모임으로 마지막 남은 다나 힌의 기사가 아버지 켄이라는 사실도 밝혀진다. 위기에 처한 왕국을 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전사가 되기로 한 아버지를 보며 엘피도 용기를 낸다. 그리고 전설의 검을 깨우기 위해 로빈과 힘을 합친다.

세상을 위협하는 악에 맞서 드디어 선이 등장한다. 인과응보의 교훈을 전하기 위해 이러한 패턴의 이야기는 반복되어 왔다. 이기심에 눈이 먼 악당들을 멋지게 물리치는 전사. 란슬럿과 람세스, 또 그들과 같은 야망을 품고 있던 이골 칸이 정의로운 동족에게 무릎을 꿇고야 마는 것이다.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그를 실천할 용기까지 가진 인물이야말로 세상에 평화를 선물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구조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간단명료하며 또 그만큼 확실하다. 우리 안에서 시작된 문제는 우리가 나서서 끝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추위에 삶의 터전을 떠나버린 용도 있었고 숨죽여 몸을 숨긴 용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왕국의 온화한 날씨를 되찾기 위해 용감한 행보를 보였다. 이처럼 드래곤 왕국의 빙하기를 걷어간 건 용감한 인물들의 노력이었다. 영화는 잃어버린 것들을 되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실에서 한 방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멋진 전사는 없지만 그와 같은 용기를 내 볼 것을 권유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왕국을 차지하기 위해 눈보라를 내리는 악당들, 그리고 그들의 손아귀에서 왕국을 구해내려는 전사들. 용들의 대결을 그린 <드래곤 기사단>은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어린이들에게 이상기후에 대한 경각심과 지구를 구하는 작은 전사로서의 역할을 일깨울 것으로 기대된다. 5월 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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