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코미디 '행오버'를 한국식 코미디로, 연극 '타이밍'
미국식 코미디 '행오버'를 한국식 코미디로, 연극 '타이밍'
  • 정혜윤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4.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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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정혜윤 객원문화기자] 20년 지기 친구인 강건, 정민, 오호는 정민의 생일에 한바탕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고 만다. 그리고 다음날, 정신차려보니 정민은 온데 간데 없고 집안은 난장판이 돼있다. 연극 <타이밍>은 행방불명된 정민을 찾으며 난장판이 된 상황들을 수습해가는 과정과 남자 셋의 우정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낸 연극이다.

남자들 간의 우정, 숙취와 함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전 날 그리고 사라진 친구. 연극 <타이밍>을 보다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미국 코미디 영화 <행오버>이다. 연극 <타이밍>은 한 때 블랙코미디로 미국을 강타했던 <행오버>를 한국식 코미디로 재구성해 대학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 연극 <타이밍> 공연 장면 [사진 제공=씨즈온]

비슷하면서도 더 현실적이고 친근한 캐릭터

연극 <타이밍>에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바람둥이 강건, 아내 미경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정민, 그리고 엉뚱한 모태솔로 오호가 등장한다. 영화 <행오버>에서 잘생긴데다 긍정적인 태도로 어지러운 상황을 수습하는 필은 <타이밍>에서 여자맘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은퇴한 픽업아티스트 강건이 됐다.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행방불명된 더그는 순진무구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정민으로, 어떤 사고를 칠지 알 수 없는 엉뚱하다 못해 엽기적인 앨런은 사차원 성격에 연애경험이 전무후무한 모태솔로 오호로 재탄생했다. 또한 영화 <행오버>에서 네 친구가 대학친구인 설정과 달리 <타이밍>에서는 한국 정서상 우정관계가 가장 돈독한 고등학교 친구로 설정했다. 그리고 관객들을 연극부 친구들로 참여시키면서 연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픽업아티스트, 사차원, 모태솔로 등은 한국 사람들에게 친근한 소재들이다. <타이밍>에서는 <행오버>의 인물들을 바탕으로 하되, 한국 정서에 맞는 새로운 요소를 부여해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단순 코미디가 아닌 복합 버라이어티 코미디

원작 <행오버>는 전형적인 미국 코미디 영화로, 외설적인 장면과 저질 코미디가 난무하다. 하지만 <타이밍>에서는 큰 웃음을 주는 코미디는 물론, 하나의 연극 안에서 <권태기 부부의 사랑 되찾기>, <세 남자들의 벌이는 소동 코미디>, <모태솔로의 첫 사랑 지키기 프로젝트>등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감동과 깨알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로맨스 요소가 없는 <행오버>와 달리 <타이밍>에서는 자신이 힘들더라도 미경이 행복하길 바라는 정민의 순애보가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게다가 행방불명된 정민을 찾고 정민의 사랑을 도와주기 위해 바쁘게 동분서주 하는 강건과 오호의 눈물겨운 우정은 웃음과 동시에 감동을 주며, 여성들까지도 남자간의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그 외에도 배우들의 익살맞은 연기와 유머가 쉴 틈없이 관객을 웃게 만든다. 이처럼 <타이밍>은 정민과 미경의 사랑이라는 로맨스와 세 남자의 우정 그리고 코미디까지 합쳐져 남녀가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다.

▲ 연극 <타이밍> 공연 장면 [사진 제공=씨즈온]

연극의 한계를 뛰어넘은 연극

영화 <행오버>는 세 친구들이 행방불명된 친구를 찾기 위해 라스베가스 전 지역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에서는 대체적으로 공간적인 한계가 없고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에 비해 연극은 하나의 무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공간적인 한계가 뚜렷하고, 다양한 무대장치의 활용이 어려운 소극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타이밍>에서는 연극적인 요소를 잘 활용하여 오히려 공간적인 한계를 뛰어넘었다. <타이밍>에서 공간적인 한계를 뛰어남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바로 쉴 새 없이 역할을 바꿔 등장하는 배우들이다. <타이밍>에서는 4명의 배우가 무려 8개의 배역을 연기한다. 방금까지만 해도 미경을 연기하던 배우가 부녀회장을 연기하고, 정민이었던 배우가 경비아저씨와 조직 두목이 된다. 어떻게 한 배우가 빠른 시간 안에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표정으로 특징 전혀 다른 다수의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지 감탄을 자아낸다. 이처럼 <타이밍>은 소극장이라는 공간적인 한계에서도 좁은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고, 다양한 역할에 걸맞는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영화와는 차별되는 신선함과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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