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칼럼] 김소희 기자의 '음악과 함께' _ <2> 이선희, 그녀의 앨범이 고마운 이유
[문화 칼럼] 김소희 기자의 '음악과 함께' _ <2> 이선희, 그녀의 앨범이 고마운 이유
  • 김소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4.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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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희 칼럼니스트
이선희의 30주년 기념 15집 앨범 'SERENDIPITY'는 한마디로 '고마운' 앨범이다. 한동안 아이돌 가수들이 장악하던 가요계에 4050 부모님세대를 위한 선물 같은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이선희의 노래를 들으며 세월을 함께한 대중들에게 '나이는 들지언정 감성은 늙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 그녀가 돌아왔다.

이선희의 5년 공백기 동안 가요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했다. 그러나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전 세대를 아우르며 '통'할 수 있는 노래를 탄생시켰다. 변함없이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기계음에 질려버린 많은 세대들의 귀를 치유한다.

이번 앨범은 총 열한개의 수록곡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이선희가 9곡을 작곡, 7곡을 작사해 이선희의 모든 것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는 명반이다. 여기에 젊은 층을 공략하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인기 작곡가 이단옆차기와 선우정아를 비롯해 박근태까지 합류했다. 그녀의 감성이 아직 건재함을 알리는 이번 앨범은 골라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왜 이곡을 타이틀곡으로 했을까 생각했다. 10대들에겐 사랑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20대에겐 지나버린 사랑을 다시 한 번 회상하게 한다. 30대 이후의 세대에게는 아련한 사랑의 추억을 꺼내어 미소 짓게 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지닌 곡'이라는 판단 아래 내려진 결정이다. 듣기 편안한 템포 위에 얹어진 이선희의 진심 어린 가사는 잊고 지냈던 사랑의 조각을 맞춰보게 한다.

<Someday>
중년의 여성 가수가 울부짖는 사랑 노래다. 영원히 녹슬지 않을 이선희만의 감성에 울컥한다. 몸에 힘을 뺀 보컬은 눈앞에서 멀어져 가는 사랑을 붙잡을 수 없는 미련함을 담아낸다. 후회스러운 사랑이지만 모든 게 참 고맙다 말한다. 더디지만 용기 있게 새로운 사랑을 위해 한걸음 내딛고 걸어본다.

<동네한바퀴>
지친 마음을 이끌고 터덜터덜 동네 한 바퀴를 겨우 돌다 집으로 돌아왔다. 곁에서 작게 속삭여 주는 음색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본다. 두리번거리며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는 위로가 필요하다.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진액자 같은 노래다. 살아온 지난날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후회되던 지난날도 잘 살고 있는 지금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말해주고 있다.  

<꿈>
이선희의 소녀감성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대표하는 노래다. 아직도 그녀는 꿈꾸며 노래하는 천상 가수다. 잠시 잊고 지냈던 각자의 꿈을 꺼내볼 시간을 선물 받을 것이다. 시간을 돌릴 순 없지만 상상 속에서 꿈을 이룬 듯 행복을 느낀다. 경쾌한 멜로디와 특유의 시원한 창법의 조화로움에 속이 다 후련해진다.
 
<솜사탕>
경쾌한 휘파람 소리에 절로 흥이 난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듯 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인상 깊다. 구름 위를 두둥실 떠다니는 그녀의 소원은 무엇일까? 그녀의 새로운 창법이 도드라지는 곡이다.

<나는 간다>
묵직한 멜로디가 어우러져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는 그녀의 의미심장한 다짐. 다음 앨범은 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부지런히 걷고 또 걸을 그녀의 음악 인생이 경이롭다.

대중들은 이선희의 노래에 거부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다. 그녀의 목소리엔 진심이 어려 있다. 뽐내려는 자만함이 아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선보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많은 대중들은 그녀의 음악을 오랜 시간 함께 들으며 세월을 보내고 싶어 한다. '우연을 통해 운명을 만난다'는 'Sernedipity'의 뜻처럼 이선희는 우연히 음악을 만나 30년의 긴 세월 동안 아름답게 노래했다. 대중을 위로하던 그녀는 가요계에 대체될 수 없는 국민 모성애 가수가 되었다.

■ 글쓴이 김소희는?
'씨즈온' 문화 전문기자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노래는 말이고 삶이다. 때로는 높은음자리의 열정으로, 때로는 도돌이표의 리듬감으로, 때로는 쉼표의 아늑함으로 음악과 음악인의 속살을 전한다. daye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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