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색깔을 가득 담아낸 밝고 순수한 연극, 셰익스피어 원작의 '템페스트'
한국적 색깔을 가득 담아낸 밝고 순수한 연극, 셰익스피어 원작의 '템페스트'
  • 임유진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4.07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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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임유진 객원문화기자] 저녁 8시, 대학로의 한 공연장이 관객들로 가득 찼다. 바로 극단 목화의 30주년 기념 공연 <템페스트>를 보기 위해서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하기도 하는 이 작품은 2011 에딘버러페스티벌에서 전 세계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원수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버린 딸

한 나라의 왕인 프로스페로는 주술법을 연구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 사이 동생의 권좌를 향한 야심에 밀려 세 살짜리 딸과 함께 나라에서 쫓겨나 무인도에 유배당하다시피 보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무인도로 쫓아낸 동생과 원수 일행이 탄 배가 자신이 있는 무인도 앞을 지나가는 행운을 만나게 되고 도술을 부릴 줄 아는 프로스페로는 태풍을 일으켜 그 배를 난파시킨다. 배가 양쪽으로 갈라지고, 또 다시 불이 붙으며 큰 피해를 입은 동생과 그 일당들은 무인도를 헤메게 되고, 점점 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만나게 된다.

한편, 난파선과 함께 실려온 원수(알론조)의 아들을 본 프로스페로의 딸은 아버지 외에 처음 본 인간의 모습에 놀라고,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들은 아무런 조건도 원치 않으며 무인도에서 서로 함께 마치 장승과 같이 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하지만 원수의 아들과 딸의 사랑을 아버지인 프로스페로는 용납하지 못하고 둘의 사이를 방해한다. 원수에 대한 복수, 그리고 자신의 딸의 사랑을 막아야만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프로스페로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지, 등장 인물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 연극 <템페스트>포스터 [사진 제공=씨즈온]

가장 가볍고, 밝고, 순수하게 유쾌한 템페스트

이 작품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맨스극들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극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버지 프로스페로가 극의 중심인물로 시작부터 에필로그까지 극을 이끌어가며, 가족의 재결합과 조화, 그리고 균형을 바탕으로 한 평화로운 세계를 제시한다. 이러한 원작을 연출 오태석이 번안하고 새롭게 연출해 재탄생시켰다. 셰익스피어의 스토리에 5세기 한국역사와 한국의 전통적인 연극, 춤을 섞어 놓은 이 작품은 한국적 색깔을 가득 담아냈으며, 그로 인해 문화적 교류의 여러 요소들을 증명했다.

이 작품은 역동적으로 그려낸 무대기법으로 인해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다른 소극장 연극에 비해 많은 배우들의 앙상블은 흠잡을 데 없이 조화로우며, 순수한 배우들의 육체적 언어로 표현되는 연기는 관객들을 더욱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 이처럼 공연은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에 비해 가볍고, 밝고, 순수하다. 게다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배우는 일방적 메시지의 전달이 아닌 소통을 끌어내고 있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조차 부채를 관객에게 던지며 유대감을 만들어 낸다. 한 시간의 반 이라는 공연 시간 동안 현악, 타악, 관악으로 이루어진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와 따스한 스토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전 세계 유명 예술인들이 모이는 세계적인 영국의 예술축제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에 참가한 극단목화의 <템페스트>는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총 2000~3000여 작품 중 매주 토요일 그 주에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인 Herald Angels를 수상한 바 있다. 영국의 약 650가지의 예술 문화 축제 중에서도 영국의 문화를 대표하며, 규모와 수준에 있어서 최고를 자랑하는 페스티벌에서의 수상은 본 작품의 작품성을 증명해 주고 있다.

연극 <템페스트>는 올해 3월 27일을 시작으로 4월 13일까지 공연되며, 공연장은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이다. 월, 수, 목, 금요일에는 오후 8시에 공연되고, 토요일은 4시와 7시, 일요일에는 4시에 공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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