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0.1%에 집중되는 '부'… 슈퍼부자들의 실체
점점 더 0.1%에 집중되는 '부'… 슈퍼부자들의 실체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4.03.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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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지난 2012년 SBS의 특집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게 했던 미국이라는 나라가, 오늘날 그 어떤 나라보다도 상위 1%와 나머지 99%의 차이가 극심하게 벌어진 곳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조명했다.

하지만 이 현상이 비단 미국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다. 『0.1% 억만장자 제국』의 저자는 이런 격차 뒤에 0.1% 억만장자 제국의 실체가 가려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0.1% 슈퍼부자들을 '금력 엘리트'라고 규정하고, 그들과 과거 부자들 간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지적한다.

책에 따르면 과거 부자는 제조와 생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구조를 통해 돈을 벌었지만, 금력 엘리트들은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금융세계에서 대부분의 재산을 축적했다.

슈퍼부자들의 실체는 좀처럼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들이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회 전체 노동자에게 의존해 있음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전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선행을 베푸는' 그들에게 의존해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심어 주려고 한다.

저자는 이 지배현상이 금력 엘리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금력 복합체'라는 엘리트 네트워크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이 네트워크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금력 복합체 내에서 금력 엘리트의 바로 하위 계층은 금융 및 거대 기업집단 엘리트들이다. 주로 은행가와 거대기업 최고경영자로 이뤄져 금력 엘리트들에게 돈을 받아 끊임없이 새로운 자본축적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그 하위에 정치 엘리트 집단이, 그리고 제일 주변부에는 기능 및 지식 엘리트 집단이 있다. 주로 정치관료나 언론계 거물, 싱크탱크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0.1% 슈퍼부자, 즉 금력 엘리트에 포함되는 사람과 그 가족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불과하지만, 이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우리 자본주의가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돈이 블랙홀처럼 그들의 세계에 집중되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실업이 증가하고 중산층이 사라지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금력 엘리트의 실체를 여러 매체, 연구자료, 사회과학적 분석방법 등을 이용해 낱낱이 파헤친다. 또한 그들의 '돈의 권력'으로 인해 세계 경제, 정치, 문화가 점점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부패와 부조리한 현상도 파헤친다.

더불어 슈퍼부자들이 조장하는 불평등한 자본주의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0.1% 억만장자 제국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거대한 불평등의 뒤편에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할수록,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이다.

■ 0.1% 억만장자 제국
한스 위르겐 크뤼스만스키 지음 | 류동수 옮김 | 새로운제안 펴냄 | 392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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