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조석남 편집국장] 이 책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책의 맨 앞에 편지지가 들어있다. 짧지만 친필로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할 수가 있다.
‘친필편지’는 척박하고 메마른 세상에 그늘 같은 쉼터가 된다. 고달픈 출근 길 우연히 발견된 “아빠, 힘내세요”라는 딸아이의 편지보다 더 신나고 힘나는 격려는 없을 것이다. 문자메시지보다 친필로 쓴 편지에 담긴 마음을 받았을 때 더 크고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편지만 쓰기는 쉽지가 않다. 그러나 편지지가 있는 좋은 내용의 책에 소통의 글을 적어 선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초콜릿이나 와인, 과자를 선물하는 날은 있어도 책을 선물하는 날은 없다. 이제는 ‘북 레터를 선물하는 날’을 만들어 마음을 전달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둘째는 각 글마다 화가 9분이 글에 맞추어 그려준 그림이 있다. 좋은 그림이 들어 있는 책은 많지만 글마다 맞춤식 그림이 들어간 책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만큼 정성이 들어간 책이고 감동의 ‘북 레터’로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콘셉트로 해서 5장으로 구성돼 있다. 동서고금의 역사 속에서 건져낸 주옥같은 예화들을 각 장별로 18개씩 총 90개로 나눠 실었다. 구체적인 지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 페이지나 펴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무게감이 있어 두고두고 펼쳐봐야 할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깊은 산속 물소리로 씻은듯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삶의 참 의미를 일깨워준다. 허상에 집착하지 않게 하는 ‘치유의 책’이다.
짤막해도 친필로 전하는 메시지는 큰 격려가 된다. 따뜻한 격려가 필요할 때, 고된 직장생활에 지친 아빠에게, 으스러지면서도 자식만을 생각하는 엄마에게, 오랫동안 못 뵈었던 스승님, 마음을 열지 못했던 친구, 진심을 전하고픈 연인, 도움을 주시는 고객 분 등 감사와 용기를 전하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북 레터’를 권한다. 이 책은 편지의 감동에 책의 지혜와 마음의 평화까지 전해줄 수 있는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이다.
지은이 황태영은 1961년 경북 풍기에서 태어나 대구고를 거쳐 건국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공군장교를 마치고 푸르덴셜투자증권 노조위원장과 이촌지점장, 대신증권 용산 시티파크지점장을 역임했으며, 월간 <국보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했다. 수필집 『풀이 받은 상처는 향기가 된다』, 『누에의 몸속에는 비단이 있다』, 『편지가 꽃보다 아름답다』를 저술했고, 현재 <독서신문>에 ‘황태영의 풀 향기’를 3년째 연재중이다.
■ 대숲은 바람을 잡지 않는다
황태영 지음 | 북오아시스 펴냄 | 200쪽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