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촉'은 생각보다 과학적이다
사람의 '촉'은 생각보다 과학적이다
  • 윤빛나 기자
  • 승인 2014.03.18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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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흔히 '느낌' 내지는 '촉'으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평가하며 사는 것 같다. 처음 본 사람의 첫인상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짐작한다든지, 순간 스친 미묘한 불안감에 예정된 행로를 바꾼다든지 하는 일들은 특정한 사람에게 한정할 것도 없이 흔하디 흔한 일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왠지 그래"라는 말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느낌들이 생각보다 근거 있는 설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괴짜 심리학자 매튜 헤르텐슈타인이 책 『스냅』을 통해 사진을 찍을 때처럼 매우 짧은 순간에 포착한 외부 단서를 가지고 내리는 우리의 예측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증명했다.

그는 수십 년 전에 찍은 사진 한 장, 20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에 지나간 얼굴 같은 사소한 증거로 선거 결과, 결혼생활 지속 여부, 지능지수, 성적 취향 등 다양한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한 실험에서 저스틴 카레와 동료들은 평가자들에게 서른일곱 장의 남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극했을 경우 얼마나 공격적일까?"에 대해 1~7점의 점수를 매기게 했다. 평가자들은 사진만 보고도 사진 주인공들이 얼마나 공격적인지를 정확히 맞혔다. 심지어 사진을 2초 동안 보든, 1000분의 39초 동안 보든 상관없이 정확하게 사진 주인공의 공격성을 예측했다.

또한 룰과 암바디는 CEO의 일상 행동이나 결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참가자들에게 CEO의 얼굴을 슬쩍 보고 점수를 매기게 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2006년 <포춘>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상위 25개, 하위 25개를 운영하는 남성 CEO들의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그 결과 강하게(유능하고, 지배적이고, 성숙하게) 인지되는 얼굴을 가진 CEO들은 수익성 면에서 하위에 있는 회사를 운영하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인간의 뇌가 삶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확실하게 믿을 만한 예측을 한다는 사실은 인간 정신의 비합리성과 오류를 강조하는 최근 출판계의 추세와는 모순된다. 인간의 부족한 부분이 아닌 성공적인 부분에 초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손금을 읽고 점을 치는 행위와 비슷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신 관찰능력을 계발하고 연마할 수 있게, 행동과학 및 뇌과학 분야에서 진행한 연구 결론을 공유하며 예측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돕는다.

저자는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전적으로 보장하는 자기계발서는 아니지만, 적어도 더 섬세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냅: 상대의 미래를 간파하는 힘
매튜 헤르텐슈타인 지음 | 강혜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펴냄 | 33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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