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삶의 진실 추구
1. 산맥 素石 박찬구
갈기를 고추 세운
준마의 기상으로
물안개 헤쳐 가며
바다를 건너 뛰며
만삭(滿朔)의
수평선 핏덩이
쓸어안고 웃는구려
2. 겨울 산
초부(樵夫)의
굵은 심줄
밧줄로 엮었구나
승냥이
울음같은
응혈(凝血)된 골물 소리
나 그냥
알프스 설원(雪原)을
마냥 달려가는 거다
이해와 감상
시가 살아 있다. 건강미 넘친다. 발상이 순수하며 세련된 시어 탁마의 창작 표현미를 보여준다. 근래 보기 드문 한국시의 역동적 가편(佳篇)이다. 素石 박찬구 시인의 [산맥]과 [겨울 산]이 공감되는 것은 이 시편들의 내면 세계에 강력하게 응집된 ‘개성’(personality) 때문이다. 개성적인 시는 시문학적인 새로운 창작적 가치며 이상의 구현이다. 그것은 시상(詩想)을 자신의 내부로 받아드려서, 객관적으로 창작 발상하는 ‘초자아’(超自我)의 시세계이다. 프로이드(freud, sigmund,1856~1939)가 말한 “인간 개인의 개성에는 3개의 형태가 있는데, 자아의 내부에서 선악을 판단해내는 초자아야말로 참다운 제3의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박찬구 시인은 [산맥]에서 ‘만삭(滿朔)의/수평선 핏덩이/쓸어안고 웃는구려’(종장)라고 태양을 곧 태어날 신생아의 희망찬 존재로서 시각적(視覺的) 영상미를 통한 초자아의 빼어난 메타포(metaphor)로서 삶의 가치 창출을 하고 있다. [겨울산]에서는 ‘초부(樵夫)의/굵은 심줄/밧줄로 엮었구나’(초장)라고 벌거벗은 거센 형상의 겨울산을 의인법(擬人法)을 동원하며 인간의 격렬한 삶의 역정(歷程)을 이미지화 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素石 박찬구 시인은 21세기라는 새로운 세기(世紀)에 서서 온갖 사상(事象)을 보다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수용(收容)하며 진취적(進取的)인 기상(氣像)으로 한국인의 새로운 시문학을 한국시단에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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