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항일유적보존연구회'는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청소년 평화통일 항일유적보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고교생과 학부모 등 14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회원들은 지난 2월 24일부터 4박5일간 중국 단둥지역을 중심으로 압록강 주변에 흩어져있는 항일유적지와 안중근 의사가 수감생활을 했던 뤼순형무소(여순감옥) 등의 답사를 다녀왔다. 앞서 이들 회원들은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항일유적지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자'는 운동을 전개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모임의 회장인 류종상(청담고 3)군은 현장조사 보고를 통해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탐방했을 때 우리의 소중한 역사유산인 항일투쟁유적지들이 방치되는 현장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더욱이 후손들의 무관심 속에 유적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선조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또 오랜 기간 항일투쟁유적지를 발굴하고 조사작업을 벌여온 『압록강 아리랑』의 저자 최범산 항일유적연구소장의 강연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최 소장은 "압록강 주변은 수십만명의 독립군들이 치열한 항일운동을 벌이는 등 순국선열들의 투쟁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라면서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방치되거나 훼손된 항일투쟁 현장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이같은 운동을 벌인다니 가슴 뭉클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현조(경기고 3), 어정수(영동고 3), 이제희(중동고 2)군이 항일투쟁유적지탐방 과정과 후원모집 계획, 서울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캠페인 결과 등을 보고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항일운동유적지 보존운동에 동참하려는 고교생들이 줄지어 회원에 가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