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한 표로 정말 세상이 바뀔까?
당신의 한 표로 정말 세상이 바뀔까?
  • 윤빛나 기자
  • 승인 2014.02.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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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선거'는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하지만 선거는 분명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있을 사람들의 민의를 반영하지는 못한다.

예컨대 최근 총선에서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정당의 경우, 등록을 취소하고 당명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정당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이 있었다. 이는 정당법을 앞세워 민의를 기득권의 입맛대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있던 정치현실에 중요한 진일보라고 평가받는다.

책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는 우리 정치제도의 한계를 논의하면서, 정치의 참얼굴을 보려면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얼굴이라고 믿는 선거제도는 민의를 왜곡하기도 한다.

특히 '나는 투표했다'며 만족하는 단계를 넘어 시민이 직접적인 참여를 해야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내에서 진정한 변화가 생긴다고 말한다. 민주체제에 대한 환멸이나 환상을 걷어내고, 날카로운 인식을 가지고,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희망의 씨앗을 근래 한국정치에서 보인 '다른 정치'의 증후군을 점검하면서 찾는다.

1부 '정치와 선거의 참모습'에서는 정치인과 정치가 사람들을 배신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권력의 본성은 현상을 유지하는 것인데, 정치인에게서 도덕성을 찾는 것은 정치의 본성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 말하며 한국 근현대사 중 예시를 통해 현 제도의 문제점을 찾는다.

2부 '숨은 정치'에서는 실제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종교'와 '돈'이라는 권력을 분석하고, 3부 '다른 정치를 위하여'에선 한국 근현대사에서 4·19 혁명이나 6월항쟁 같은 직접행동만이 변화를 일궜다는 사실을 되짚는다.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투표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통념이 자칫 선거만능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년에 한 번씩 투표소에서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민주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했다고 자위하는 데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통해 대표를 선출한 뒤에는 위탁한 권력에 대해 일반시민이 영향을 끼칠 방법이 거의 없다. 투표란 민주정치의 중요한 통로일 뿐, 모든 것은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게다가 정치참여가 사회를 바꾼다고 말하지만, 사회가 안정될수록 우리가 익히 아는 혁명적 사회변화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할 만한, 새로운 시대변화상에 걸맞은 '변화의 씨앗'도 있다. 책은 홍익대 청소노동자 파업 등을 예로 들며 수평적 소통과 연대를 이뤄냈다고 평한다. 더불어 천안함 사건 역시 시민단체와 언론의 성장을 통해 이슈가 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는 '정치'의 정의에서 출발해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고, 이것이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한국의 사례로 보고 있다. 한국사회 정치를 제대로 들여다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정치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남태현 지음 | 창비 펴냄 | 340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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