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애교 많던 아들, 어느새 '욕쟁이'가…
어릴 땐 애교 많던 아들, 어느새 '욕쟁이'가…
  • 윤빛나 기자
  • 승인 2014.02.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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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흔히 아들은 애교가 없다고 말하지만, 돌이켜 보면 분명 어릴 때는 아들도 "사랑한다"는 말을 일삼으며 꽤나 귀염둥이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아들들은 커 가며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입에서 '욕설'이 등장하며 '거짓말'을 해댄다. 부모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철렁거린다.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

책 『아들이 사는 세상』의 저자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사춘기와 호르몬이 아닌 '아들이 사는 세상'에서 찾으라는 색다른 제안을 한다. 저자는 20년간 청소년 전문가로서 쌓아온 지식은 물론, 본인 역시 두 아들의 엄마로서 겪은 고충을 함께 담았다. 160명의 소년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십대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한다.

우리 사회는 소년들에게 '남자라면 ~해야 한다'는 유무언의 메시지를 주입한다. 그리고 이는 '남자 규칙 상자'에 얼마나 들어맞느냐에 따라 계급과 서열이 나뉘는 학원 현장으로 이어진다.

소년들의 사회에는 그들조차 인정하기 꺼려하는 불문율과 계급이 존재한다. 주입된 남자다움의 가치를 많이 갖추면 1인자가 되고, 나머지는 부하가 된다. 어떤 아들은 '개그맨'으로서 광대 노릇을 하며 무리에 끼고, 또 어떤 아들은 모범적인 이미지로 무리의 방패 역할을 한다. 오늘날의 아들들은 부모 세대가 십대였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복잡하고 가혹한 상황에 놓여 있다.

책은 이러한 소년들의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의 문제에 접근한다. 인터넷과 게임 사용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 왜 아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과 계속 어울릴까? 등의 문제 말이다.

게임을 안 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니지 않는 소년은 거의 없다. 문제는 부모가 그 시간을 통제하느라 아들과 싸우는 사이에 진짜 아들의 자존감을 망치고 위험에 빠트리는 요소들을 놓친다는 점이다.

저자는 건강한 자아 성장을 방해받는 환경에 놓인 아들들을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과 양육법을 책에 담았다. 특히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차이는 알되 그들과 공존하려는 자세를 갖게 하는 일, 아들 스스로 어떤 남자로 성장하고자 하는지 자문하게 하는 일이 모두 부모의 몫임을 강조한다.

책의 각 장은 소년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제대로 화내는 법을 가르쳐라', '내 아들의 온라인 생활', '아드님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아들의 여자 문제' 등 소제목만으로 내용 짐작이 가능한, 더불어 아들을 둔 부모라면 솔깃할 만한 유용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내 아들과 좀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 책의 제안에 따라 '소년들의 세계'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해 보자.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소년들, 자극적이고 파괴적인 것을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미쳤거나 못되지는 않은 소년들의 세계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하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세계만도 아니다. 소년들은 은근히 어른들을 깊이 신경 쓰고 있고, 어른들이 편안하게 다가와 주길 바라고 있다.

■ 아들이 사는 세상
로잘린드 와이즈먼 지음 | 이주혜 옮김 | 중앙M&B 펴냄 | 311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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