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지난 2012년 가을 나라별로 중산층 기준을 따지는 ‘중산층 별곡’이 온라인과 소셜 네트워크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에 대한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가 대선 분위기를 타고 이야깃거리가 됐다. ‘부채 없는 30평대 아파트, 월급 500만원 이상, 2000cc급 중형차, 예금잔고 1억원 이상, 해외여행 1년에 한두 차례’.
정부가 이달말 발표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다차원적인 중산층 개념을 제시키로 했다. 이는 통계와 현실 간 괴리가 존재하는 현행 중산층 기준을 보완하는 것이 ‘중산층 70% 복원’ 대책의 첫걸음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그동안 중산층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정책효과를 설명하면서 입맛에 맞는 기준을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중산층의 기준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어져 정책효과도 반감됐다. 소득을 기준으로 한 중산층의 정의가 다양해져야 하는 이유다.
선진국의 중산층 기준은 소득과 재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양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중시하는 편이다. 노동시간이 많은 우리나라와 달리 법에 보장된 휴가를 모두 쓰는 여유도 만족도를 높인다.
그렇다면 중산층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돈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성숙한 인간관계’다. ‘자유로운 계층 상승’이 전제조건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언급했다.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고 창의성이 발휘되는 환경을 조성해 개천의 용을 키워내는 게 창조경제의 전략”이라 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 위해서는’ 교육격차 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들의 사회·경제적 배경 때문에 어릴 때부터 교육격차로 상·중·하 계층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공교육 정상화, 저소득층 보육서비스 확대 등이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