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마취제가 없어 수술시 통증으로 인해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둥에 철로 된 고리를 매달고 팔을 단단히 고정한 후에 수술을 하였다. 그러나 관우는 팔을 묶지 않고 부하 장수와 바둑을 두면서 평상시와 똑같이 담소를 즐기면서 수술을 하는데 고통의 기색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바둑을 두면서도 사각사각 뼈 깎는 소리에 진땀을 흘리는 부하 장수와는 달리 태연한 의사 화타와 환자 관우는 대단한 배짱을 가진 영웅들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술대에 올라가면 바짝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48세 A씨가 쁘띠 성기확대수술을 했다. 쁘띠 성기확대수술은 필러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5분이면 시술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일단 수술대에 올라가면 시술받는 사람은 긴장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필자는 긴장을 이완시키기 위해 음악을 틀어놓거나 대화를 나누면서 시술한다.
그러나 A씨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수술대에 올라가자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핸드폰을 달라고 하더니 통화를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긴장감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가 열심히 통화를 하는 동안에 시술이 끝났고, 이를 알리자 A씨는 필자를 빤히 쳐다보면서 한마디 했다.
"뭐여~, 통화도 안 끝났는데 벌써~?"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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