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의 아픔
출가의 아픔
  • 천상국
  • 승인 2007.09.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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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국
큰 아이들 혼사 문제로 갑론을박 할 때마다 세월이 벌써 이 만큼 흘러 아빠로써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힘에 부칠 때 아내의 얼굴을 무심코 쳐다보았습니다.  아내의 존재는 태산 보다 도 높고 바다 보다 도 깊은 크나큰 버팀목이요 혼란스럽고도 심란 서러운 내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 이라 하거늘 어떠한 선택보다도 어렵고 어려운 것이 사람 선택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28년 전 당신을 처음 만나 배우자로 선택 했던 지난 옛일을 주마등처럼 아련히 회상 하여보면서 철부지 당사자로써 느낌과 부모 입장이 되어 받은 감정의 차이가 확연히 존재함을 새삼 느껴봅니다. 불안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당신 옆에서 지켜보는 나 역시 시원스러운 해답을 넘겨주지 못하는 가장의 보루역할에 심히 부끄러움마저 들었습니다.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 한 가닥, 한 가닥이 하얀 실선으로 채워져 반백이 올백으로 변모 하지나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을 해봅니다.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물론 없겠지요. 과년한 자식을 둔 부모 에게는 아마 누구나 이때쯤  혼사문제로 한두 번 고민 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며 인생살이 한축이 아닐는지요. 마치 살얼음 을 걷는 심정 그대롭니다. 인륜지대사 라는 말에서 보듯 그만큼 중차대한 일 이며 신중을 기하라는 이야기라 생각 합니다.좋은 음식을 깨진 그릇에 담을 수는 없지 않소, 무대책이 상대책 이라는 무책임한 소치에서 일탈 하고 싶은 마음에는 난공불락 이니 속수무책 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우리에게 어울리지가않습니다.                

어떤 자식들이며 얼마나 많은 공 을 들였습니까. 물론 공덕을 베풀었으면 과보를 바라지 않는 것이 당신과 나의 암묵적인 약속이 아니었습니까, 보답을 바라는 순간 공덕은 악덕으로 바뀌어 마지막에는 서로에게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는 생각에는 지금 에도 변함이 없겠지요. 좀 더 시간을 갖고 먼발치에서 지켜봅시다. 엇박자 모습에서는 허심탄회 한 대화 가운데 환상의 세계를 배제하고 냉혹한 현실의 세계 안에서 헝클어진 실타래를 한올한올 풀어 한뜸한뜸 수를 놓아 아름다운 자기만의 둥지를 가꾸어 갈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인생의 선배로써 다양한 경험담을 시대정신에 맞게 적용, 주지시킵시다. 

 이제 막 어미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날개 짓해대는 아이들입니다. 불 안반 기대 반이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본래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익숙했던 주위환경, 사람, 물건들을 버린다는 상실감에서 오는 고통은 다만 일시적인 현상 아닐는지요. 시간이 답을 말해주겠지요  삶은 주위를 배워가는 과정 이라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 가정의테두리 속에서 엄마 아빠 건전한 생활 모습을 눈 여겨 보고 마음속에 심었을 것입니다. 행복은 각자의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여보, 너무 마음 조리지 말고 넉넉한 마음으로 힘차게 솟아오른 동쪽 붉은 태양 햇쌀을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봅시다.  새벽빛에서 출발하여 석양빛에 도착하는 그 순간, 출가할 아이들이 무어라 손짓 하며는 당신과 단 둘이서 손에 손을 잡고 사랑 했었다고 그려봅시다. 사랑은 그렇게 이어져 인생을 만들어 간다고 넌지시 심어줍시다.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했습니다. 겉치레 보다 내실 있게 순간순간을 살찌우는 출가할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박수 보냅시다. 이제는 석양의 붉은 노을을 바라보면서 출가의 아픔을 잊은 지 오래며 영영 마음에서 떠났을 거라고 약속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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