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판적 고전 수용에 '일침'을 가한다
무비판적 고전 수용에 '일침'을 가한다
  • 독서신문
  • 승인 2014.01.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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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어떤 사람도 책 세계의 전모를 파악할 수는 없다. 『책의 정신』은 이같은 인간의 한계에서 비롯된 소문들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책이다. 전복적 상상력의 산물이기에, 어떤 이들에게는 불경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유혹적이고 자유분방하며 새로운 정열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프랑스대혁명에 영향을 미친 책으로 『사회계약론』 대신 연애소설 『신 엘로이즈』를 꼽는가 하면, 과학 분야 단골 고전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갈릴레오조차 다 읽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또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저작에 대해 문헌학적 의구심을 표명하며 그 내용에 스며 있는 계급주의와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강하게 공박한다.

다루는 시공간의 넓이도 만만치 않다. 400쪽 가까운 분량 내에서 공간적으로 동서양을 아우르고, 시간적으로는 고대와 중세를 거쳐 근대와 현대에까지 이른다. 일종의 '메타북'인 이 책이 제시하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세상의 3,600만 종 책을 비춰볼 수 있는 믿음직한 가이드라인 또는 권장도서목록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고전 목록의 이데올로기성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일류대학의 입학시험에 필요한 것으로 지정"해 "전체주의자인 소크라테스를 읽게 만들면 민주주의자인 페리클레스나 솔론을 읽을 시간과 여유가 줄어들고, 엘리트주의자인 공자를 읽게 하면 평화주의자이며 하층민의 대변자였던 묵자를 읽을 시간과 여유가 없"(본문 177쪽 중)어지기 때문이다.

또 책은 한국사회의 독서운동열풍이 독서열풍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독서는 본래 '즐거운' 행위이며, 억지로 조장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책 안에 독서의 즐거움을 위한 장치를 여럿 배치해 놨다. 흔하지 않은 이미지 자료, 도판에 딸린 해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해 친근한 어투 등은 보다 많은 독자들을 『책의 정신』 속 세계로 끌어들인다.

■ 책의 정신
강창래 지음 | 알마 펴냄 | 376쪽 | 1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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