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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젊은 독자들에게까지 지지를 받고, 매 해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평단에서는 그의 작품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지만, 그가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음을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과연 그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알려진 것처럼 하루키는 데뷔 이래 줄곧 문단 관계자들과 거리를 두고 지내왔으며, 언론이나 미디어도 피하고 있다. 그래서 유명세에 비하면 그의 사생활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책 『웰컴 투 더 하루키 월드』는 단편적으로만 알려졌던 하루키의 사생활에 대해 정리한 전반부와, 어렵고 추상적이게 느껴질 수 있는 하루키의 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분석한 후반부로 이뤄져 있다. 하루키의 개인적인 삶과 작품 세계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
하루키는 국어교사이자 승려였던 아버지와 역시 국어교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을 "지극히 평범하게 사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라고 표현한다. 1968년 와세다 대학 연극과에 입학했고, 1971년 학생 신분으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당히 이른 결혼을 한다. 1974년에는 양가의 부모에게 빌린 돈과 자신들이 모은 돈으로 작은 재즈카페를 연다. 그는 "아마도 나는 매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고쿠분지의 재즈 카페 주인장으로 조용히 인생을 마감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의 예상대로는 되지 않았다.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다.
책은 이 밖에도 하루키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 그만의 소설 스타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 등 하루키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충족시켜 줄 만한 일화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한편 하루키 문학의 매력을 조근조근 짚어 주는 후반부도 눈길을 끈다. 하루키의 작품에는 환상과 비현실이 넘쳐나기 때문에, '현대판 옛날이야기'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다. 『양을 쫓는 모험』, 『댄스 댄스 댄스』 등에 등장하는 '양사나이', 『해변의 카프카』의 '조니 워커', 『1Q84』의 '리플 피플' 같은 영적인 존재들은 하루키 소설의 단골 캐릭터들이다. 이는 '하루키 소설은 어렵다'는 독자들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며, 동시에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 웰컴 투 더 하루키 월드
쓰게 데루히코 지음 | 윤혜원 옮김 | 윌컴퍼니 펴냄 | 256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