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의 ‘실전 책쓰기’ _ <9>취업 서류전형 통과 확률 70% 만드는 자소서
이상주의 ‘실전 책쓰기’ _ <9>취업 서류전형 통과 확률 70% 만드는 자소서
  • 독서신문
  • 승인 2013.10.3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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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포털 사이트를 검색했어요.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습니다.” 10월 첫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낯선 번호였다. 힘찬 목소리의 남성이다. 그는 필자를 찾는 과정의 노력을 말했다. 조심스럽게 “누구신가”를 물었다. “책쓰기 강의를 들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필자는 지난해 가을 한 단체에서 강의를 했었다. 30여 명의 수강생 중 서너 명은 대학생이었다. 전화의 주인공은 대학생 중의 한 명이었다.

졸업을 앞둔 그는 용건을 말했다. “10개 회사에 이력서를 냈는데 단 한 군데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실 수 있나요?”

필자는 손을 내저었다. “자기소개서 대필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심층 인터뷰를 통해 깊숙이 숨어있는 학생의 장점을 캐내줄 수는 있습니다. 또 학생이 쓴 자소서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회사의 인재상에 맞게 기술 방향을 안내해줄 수는 있습니다.”

책쓰기와 글쓰기 지도를 하는 필자는 가끔 자기소개서 대필 요청을 받는다. 그러나 모두 거절한다. 자기소개서는 스스로 써야만 합격에 가까워진다. 자소서는 문장력보다는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필을 하면 글의 수준은 높아지지만 지원자의 장점을 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장력에 의지한 대필은 그럴 듯한 각색이 되기 십상이다. 이는 서류전형 통과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설령 통과돼도 면접에서 걸러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 대필을 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성격인 전화의 주인공은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그와 만났다. 그가 쓴 자기소개서를 보았다.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피상적이었다. 먼저, 잠정 결론을 말했다. “내용은 좋은데, 이 정도로는 서류전형 합격 확률이 낮습니다.” 그와 5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했다. 그의 장점 몇 가지를 찾아냈다. 그 중의 하나는 그가 단점으로 여기고 숨기고 싶어 했던 것이다. 생각의 전환을 하게 했다.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는 순간, 그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에 대한 스토리가 절로 나왔다. 또 가족관계에서도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역시 그가 중요하게 인식하지 못하던 것이었다.

이와 함께 자소서 구성의 핵심을 설명했다. 글쓰기 요령, 상대를 설득하는 단어 선택, 제목 다는 법 등을 안내했다. 장점을 찾아내고 서류작성 방법을 지도한 뒤 자소서를 다시 쓰게 했다. 다음 날 그가 새로 쓴 자소서를 분석했다. 장점을 더욱 키우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에게 자소서를 다시 쓰게 했다. 필자는 핵심 내용, 글의 구성, 문장력 등을 두루 점검했다. 최종 OK사인을 냈다.

학생은 10월 한 달 동안 8개 회사에 지원서를 냈다. 그 때마다 필자는 심층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학생의 장점을 매치하게 했다. 또 학생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쓰게 했다. 필자는 가급적 학생이 쓴 원문을 살렸다. 대신 부족한 아이디어와 인사 당담자를 설득시킬 핵심 포인트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조언했다.

노력은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지원한 8개 회사 중 6개 업체에서 면접을 보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그의 친구들이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류전형 합격률이 70%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는 대필이 아닌 심층인터뷰를 통해 지원자의 장점을 찾아준 덕분이다.
책쓰기 강의가 가져온 자기소개서 쓰기와의 인연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책쓰기나 자기소개서 쓰기나 보고서 쓰기나 원리는 똑같다. 핵심 장점을 찾아낼 수 있는 눈과 문장력이 있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글쓴이 이상주는?
서울시민대학에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을 강의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CEO와 직장인 책쓰기, 종친회의 문중 책쓰기를 안내한다. 지은 책은 『세종의 공부』,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10대가 아프다』, 『유머가 통한다』 등 10여 권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2만 편의 기사를 쓰고 10만 편을 첨삭 윤문한 ‘글의 달인’이다. 조선왕실(전주이씨 대동종약원) 문화위원이다. www.이상주글쓰기연구소.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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