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의 가시
입안의 가시
  • 김혜식
  • 승인 2007.09.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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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의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를 읽고
▲ 김혜식(수필가)     ©독서신문
 머잖아 나라의 대권을 쥘 인물을 뽑는 선거철이 다가온다. 나는 정치엔 별 관심이 없다. 아울러 정치인들한테 큰 기대도 하지 않는다. 민초로서 그나마 바람이 있다면 그저 경제가 좋아져 국민들이 등 따시고 배부르면 그것으로 족할 듯하다. 예나 지금이나 민생고 중에 의식주 해결이 급선무 아니던가.
 
 내가 정치에 별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때문만은 아닌 듯싶다. 서로 이념이나 정책이 달라도 상대와 싸워야 할 때는 힘을 합쳐야만 유리한 게 정치 아닌가. 그러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각자의 이해를 따져 다시 갈라지는 것까진 이해가 간다.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되는가하면 동지가 적이 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그것이 정치의 한 방편임도 인정한다.
 
 다만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선거철만 되면 난무하는 흑색선전, 음해이다. 이는 그동안 선거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아 왔잖은가. 털어 먼지 한 점 안 나올 청빈한 정치인들을 기대하는 것은 온 국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쩜 그리도 흉도 많고 탈도 많은지 모르겠다. 흉이야 잡으려들면 어느 누군들 없으랴마는...
 
 흉에 대한 본질에 대하여 재미있게 분석한 책을 보더라도 흉은 우리 인간에게 그 어떤 무기보다 안전한 무기로 자리매김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흉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 한마디로 얼마든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라면 지나칠까.
 
 현 아주대 사회과학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이민규 씨의 저서인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에도 남의 흉을 보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다. ‘모였다 하면 남을 헐뜯는 이유’라는 글을 읽어보면 흉을 보는 이유가 인간의 묘한 심리에서 작용됨을 간파할 수 있다. 이 책엔 사람들이 모이면 으레 남의 이야기가 입에 오르내리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는 상대가 다양하다고 하였다. 정치인도 될 수 있고 연예인도 될 수 있으며, 이웃집도 된다고 했다. 또한 헐뜯을 상대를 공유했을 때 사람들은 친해진다고 했다. 가령 직장 상사를 험담할 때 맞장구를 쳐주면 친해지나 그렇지 않으면 서운한 감정을 갖게 돼 사이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상대와 친해지고 싶을 경우엔 누군가를 표적삼아 험담을 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왜 이리 사람들은 남의 흉보길 즐길까. 마주볼 땐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면서도 돌아서서 다른 사람과 만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바로 그 사람의 험담을 하는 게 우리 인간이란다. 어찌보면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인격으로 자칫 비칠 행동이다. 그럼에도 이런 속성을 쉬 버리지 못함은 인간 내면에 내재된 욕구 때문이라고 한다. 참으로 곱지 않은 욕구인 듯하다.
 
 인간은 남과 비교하려는 욕구를 지녔다고 한다. 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꾸준히 물음을 던지게 된다고 했다. 허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을 제대로 알고 사는 것일까? 자신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보다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심리학에선 이것을 사회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이라고 이른다.
 
 그 대상은 주로 가까운 사람이나 아님 연속극,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나. 이 때 타인과의 비교에서 남들에 비해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면 자존심이 높아진다고 하니. 하여 여자 셋만 모여도 남의 이야기를 주 화제로 삼는가 보다.
 
 남의 흉보는 데는 사회적 지위고하가 따로 없다고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최고의 지성인인 대학교수들도 남의 험담을 즐겨 한다고 하였다. 이것으로 보아 인간의 심리도 참으로 복잡한 듯싶다.
 
 아무튼 남의 흉을 보는 심리 저 편엔 남과 비교 하려는 마음이 지배적인가보다. 그리하여 자신이 월등하다는 것을 판단해 자존심을 고양시킨다 하니 이래저래 인간은 정신적 미숙아인 듯하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남의 흉보길 즐긴다고 한다. 그러므로 매사에 자신감을 가질 일이다. 무엇보다 남을 음해하고 모함하는 일은 행치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엔 남의 가슴에 큰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세치 혀가 다섯 자 몸을 망친다’라는 옛말도 있다. 남 음해하길 즐기는 사람은  필이 이 말을 명심해야 하리라.
 
 남의 흉을 맘대로 못 봐 입안에 가시가  돋을지언정 남의 비방을 삼가 해야 할 이유가 또 있다. 흉보며 닮기 때문이다.
 
읽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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