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의 ‘실전 책쓰기’ _ <8>그룹 회장의 인사말 쓰는 요령
이상주의 ‘실전 책쓰기’ _ <8>그룹 회장의 인사말 쓰는 요령
  • 독서신문
  • 승인 2013.09.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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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 그룹에서 책을 출간했다. 공익사업의 일환이었다. 회장은 발간사를 적었다. 회장의 인사말이나 발간사는 그룹 홍보실에서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로는 회장이 직접 쓰기도 한다. 이 회장은 그룹에서 낸 책자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내용 수준과 형식 수준에 대해 평을 한다. 그룹의 수준에 맞지 않을 경우, 담당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담당자들은 글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외부 글 전문가에게 윤문이나 감수를 맡긴다. 이 그룹에서 발간한 책도 외부 전문가의 윤문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회장의 눈에는 마뜩찮게 보였다. 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글의 수준을 기대했지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글 수준이 생각과 다른 경우는 대부분 원문에 문제가 있다. 윤문작가는 문맥을 부드럽게 하고, 문장을 매끄럽게 한다. 따라서 원문의 수준이 떨어지면 문장을 다듬어도 좋은 내용의 글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첨삭도 요청한다. 첨삭은 글을 고쳐 쓰는 작가의 지식과 창의성이 곁들여진다. 이 경우는 글의 수준이 확 높아질 수 있다.

한 그룹 회장의 글을 손질한 적이 있다. 원문은 무난했다. 내용이나 문장이나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글도 다시 한 번 손길이 가면 명품으로 탄생한다.

단어 선택, 문장 길이, 핵심내용 재배열 등에 따라 완전히 다른 품격의 글이 된다. 필자는 느슨한 원문의 제목부터 바꿨다. 독자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시의성 높은 단어를 선택했다. 또 첫 문장에 승부를 걸었다. 짧은 문장으로 빛보다 빠른 그룹의 발전 속도를 나타냈다.

다음 문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술력이 세계의 시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을 적었다. 소용돌이치는 생각, 기술, 요구의 변화도 표현해 긴장감을 조성했다. 외줄타기 마케팅 전쟁, 바뀌는 시공간 개념을 창조지식으로 연결하는 힘을 찾고,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담았다.

점층법과 대구법을 사용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인사말도 문학적으로 바꿨다. 또 주제선언에 이은 이유를 셋으로 설명해 내용적 논리성과 시각적 논리성을 두드러지게 했다. 마지막 문장에는 가슴이 절로 부풀고, 희망이 절로 샘솟는 벅찬 미래를 표현했다. 짧고 강렬한 문장으로 무한희망의 긴 여운을 느끼게 했다.
 
글쓰기와 책쓰기 지도는 성형수술과 비슷하다. 똑같게 보이는 얼굴 성형 수술 가격은 많이 다르다. 또 집도하는 의사의 실력과 임상 경험도 천차만별이다. 성형을 원하는 많은 사람은 여러 병원을 노크하고, 집도의에 대해 면밀히 알아본다. 성형수술 결과는 평생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글쓰기와 책쓰기도 성형수술과 비슷하다. 한 번 쓴 글, 한 번 낸 책은 평생을 신분증처럼 따라다닌다. 잘못된 성형수술, 실패한 성형수술을 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 시간 낭비, 비용 낭비가 된다. 그래서 이 병원에서 상담 받고, 저 병원에서 물어본다. 글쓰기와 책쓰기도 찾고, 또 찾으면 명의를 만날 수 있다.

수준 높은 한 편의 글, 많은 이를 공감시키는 명품책을 쓰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성형수술을 아무나에게 맡기지 않는다. 글쓰기와 책쓰기 멘토 선택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인생 성형수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이상주는?
서울시민대학에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을 강의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CEO와 직장인 책쓰기, 종친회의 문중 책쓰기를 안내한다. 지은 책은 『세종의 공부』,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10대가 아프다』, 『유머가 통한다』 등 10여 권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2만 편의 기사를 쓰고 10만 편을 첨삭 윤문한 ‘글의 달인’이다. 조선왕실(전주이씨 대동종약원) 문화위원이다. www.이상주글쓰기연구소.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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