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의 ‘실전 책쓰기’ _ <4>‘대박’과 ‘소박’은 바로 한 순간 차이
이상주의 ‘실전 책쓰기’ _ <4>‘대박’과 ‘소박’은 바로 한 순간 차이
  • 독서신문
  • 승인 2013.07.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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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획기적인 작품 탄생이 물거품 된 적이 있다. 의뢰인이 출판계 현실을 몰랐던 탓이다. 책쓰기 강좌에서 흥미로운 인물을 만났다. 흥미와 상업성, 교훈 요소를 모두 갖춘 분이다. 초고도 완성된 상태였다. 다만 현재의 스타성이 부족했다. 이 분은 책쓰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필자는 여러 차례의 만남과 오랜 통화로 그야말로 ‘작품’ 구상을 했다. 작가를 스타로 띄우고,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로드맵을 그렸다. 세상사 대부분 그렇듯이 스타를 만드는 작업도 아이디어 싸움이다. 특정인의 장점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포장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사안을 놓고도 사람은 모두 다르게 본다. 어떤 이는 스쳐 지나가지만 어떤 이는 엄청난 특징을 찾아낸다.

여기에는 경험이 바탕 된 직관적 창의력이 깊게 관여된다. 같은 사안도, 새롭게 보는 삶을 산 사람에게는 보인다. 필자는 20년 넘게 신문기자를 했다. 특히 10년 정도를 신문의 1면 편집에 관여했다. 같거나 비슷한 사안을 보고, 매일 다른 아이디어를 찾는 생활이었다. 어제와는 다른 이야기를 써 독자를 설득시켜야 했다. 이 과정에서 손과 두뇌에 창의성 근육이 어느 정도 심어졌다.

실제로 한 방송사의 홍보를 자문, 4개월 사이에 수백 건의 기사가 실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토해냈다. 또 한 예술인의 알려지지 않은 특징을 찾아내 세계적 명사로 부각시키기도 했다.
 
책쓰기 의뢰인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그와 출판 이야기를 나누면서 출간 방향과 시기, 홍보 방법 등이 샘물처럼 계속 용솟음쳤다. 필자와 그는 의기투합했다. 멋진 작품을 만들자고 손을 맞잡았다.

필자는 2~3개월 동안 그의 글을 다듬고, 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구체적으로 실천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으로 수고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필자가 안내한 출판사에서는 체계적인 신문 광고 계획을 세웠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스타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책은 필자와 인연이 없었다. 그는 빠른 출간을 원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그는 하청업체에서 제안서를 받는 생활에 익숙해 있었다. 책쓰기도 똑같이 생각했다. 1차 편집 디자인을 언제까지, 출간은 언제까지 등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필자와 출판사 대표는 출간의 매커니즘을 설명했다. 명품 책 출간의 숙성기간은 최소한 3개월이 필요하다. 마케팅 타깃을 정하고, 원고를 수정해야 한다. 원고 수정은 때로는 전부 다시 쓰는 것과 비슷할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도 한 달 가량을 고민한다. 또 교정도 3번은 해야 한다. 상업적인 관점에서 출간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체계적인 출판사에서는 원고 접수 후 책이 나올 때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 아무리 단축해도 3개월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는 필자가 소개한 출판사가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기업에서는 하청업체에게 언제까지 납품하라고 하면 대부분 지켜진다. 이 생활에 익숙한 그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은 불가피하다’는 출판사에 대해 고개를 흔들었다.

필자도 힘이 빠졌다. 수고비도 받지 않고 3개월 동안 일하려고 했는가를 반성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불황시대에 신문광고 등의 적극적 마케팅은 모험이다.
 
결국 그는 다른 출판사로 갔다. 그분도 이제 알았을 것이다. 다른 출판사에 가도 시간이 필요함을. 또 전에 받았던 제안과 홍보 방법 등이 파격적으로 좋은 조건이었음도 알았을 것이다. 어쨌든 아쉬움이 크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체계적인 진행을 했으면 크게 빛을 볼 자질을 갖췄던 분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이상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CEO와 직장인 책쓰기, 종친회의 문중 책쓰기를 안내한다. 지은 책은 『세종의 공부』,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10대가 아프다』, 『유머가 통한다』 등 10여 권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2만 편의 기사를 쓰고 10만 편을 첨삭 윤문한 '글의 달인'이다. 조선왕실(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전례위원으로 활동하며, 이상주글쓰기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letter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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