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은 말이 없다(강경호)
남강은 말이 없다(강경호)
  • 강경호
  • 승인 2007.09.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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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성찰의 역사 인식 고취
남강은 말이 없다

                                강 경 호 
 

그대 무얼 말하고자 하시는가 저 남강 앞에
나처럼 그대 또한 가슴 아픈 밤이라든가
밤새워 엮어 본대도
피가 묻은 새기즐
 

어쩌라고 하시는가 강물빛 논개 같은
지금 나 쉬고 싶다네 유유한 강물처럼
새벽은 첫 닭 소리로
오는 것이 아니던가
 

여보게, 그 언덕에 기대보게 나처럼
조금은 눈감았다가 씹어보는 낱말을
말없는 남강이래도
짐작하며 흐르리
 


이해와 감상
 
21세기 새로운 시대의 시(詩)는 단순한 릴리시즘의 노래가 아니요, 무릇 삶의 족적을 각성시키며 발전된 내일에로의 지향의 전진적 사고의 지성적 제시이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강경호 시인은 “그대 무얼 말하고자 하시는가 저 남강 앞에/나처럼 그대 또한 가슴 아픈 밤이라든가/밤새워 엮어 본대도/피가 묻은 새기즐”(제1연)로서 ‘임진왜란’으로 무고한 한인들이 피흘린 뼈저린 상징적 메타포로서의 화자의 “피가 묻은 새기즐”이라고 하는 처절한 민족사의 발자취를 역력히 역사에 고발한다. “새벽은 첫 닭 소리로/오는 것이 아니던가”(제2장의 종장)에서 “첫 닭 소리”에는 민족사적인 진취적 아포리즘(aphorism, 警句)이 우리의 몽롱한 새벽 잠을 말끔히 일깨워준다. 오늘날 일본의 새로운 군국주의 경향이야말로 ‘왜란’ 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35년”에 대한 우리의 느슨해진 망각된 심성에 대한 시인의 도도한 경종일 수도 있다. 2007년 ‘광복의 달 8월’과 함께 강경호 시인의 시세계는 자못 감동적인 가편(佳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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