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총재의 나눔이야기
신동민총재의 나눔이야기
  • 김태현
  • 승인 2013.04.14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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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할아버지의 눅진한 사탕”
▲ 2013년 울산나눔회 회원연수 기간중 김순호회장(왼쪽)과 포즈를 취한 신동민총재부부    ©김태현 기자
 
 
 
 
[독서신문 김태현 기자]목련이 만개한 사월에 봄비가 내린다.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비 내리는 유리창 밖의 세상을 바라보니 문득 후배가 들려준 상수 할아버지 얘기가 생각났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할아버지를 후배가 만난 건 3년 전쯤 봉사활동 클럽 회원들과 좀 더 의미 있는 봉사는 무엇일까 의논을 하던 중 어르신들 목욕 봉사가 어떠냐는 제안에 몇 사람이 좋다며 의기투합해 요양원을 찾아 가면서 부터였다.

활처럼 굽은 허리에 얼굴과 온몸에 검버섯이 더덕더덕 붙어있고 정신마저 잃어버리신 앙상한 모습의 상수 할아버지, 보릿고개 부모라면 누구나 그렇듯 주린 배로 품일과 소작을 하시며 논마지기를 장만해 5남매를 키워 출가 시키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노후를 안락하게 보낼 즈음이 되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것이다.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는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를 혼자 집에 두기가 불안해 요양원에 모셔 놓고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찾아온다고 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후배의 첫 목욕봉사 대상자였던 것이다.

몇 달을 봉사를 다니며 상수 할아버지와 친해졌고 간혹 정신이 돌아오는 날이면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얘기를 들려주시곤 했다고 한다. 그럴 때면 효도할 기회도 주시지 않고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더욱 나 못 다한 효도를 상수 할아버지께라도 대신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역시 목욕봉사를 잘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다녔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중요한 사정이 생겨 봉사를 쉬게 되었고, 매주 그 시간이면 요양원에서 상수할아버지 등을 밀고 있을 시간에 다른 일을 보고 있으니 웬지 마음이 불안하고 일도 잘 풀리지 않았었다고 한다. 유난히도 길게 느껴진 일주일이 지나 요양원을 찾아 갔을 때 반가워하시며 상수 할아버지가 넘어질 듯 뒤뚱거리며 다가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슬며시 손에 쥐어주셨다. 눅진한 사탕 한 알. 간병인의 말에 의하면 지난주에 주려고 했는데 안와서 일주일내내 주머니에 넣어두고 만지작거리며 기다리셨다는 것이었다.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며 할아버지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고. 

상수 할아버지에겐 나는 무엇이며 그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에 대한 답을 찾기도 전에 상수 할아버지는 급성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장례를 치른 후 소식을 알아 빈소를 찾아 작별 인사를 못 드렸다며 안타까워 말을 맺는 후배의 눈가는 눈물이 촉촉이 젖어있었고 주위는 숙연해져 있었다. 요즘도 후배는 또 다른 상수 할아버지가 계시기에 매주 목요일 두시면 어김없이 요양원을 찾는다고 했다. 

나눔의 사전적 의미는 하나를 둘 이상으로 나누는 것으로 되어 있다. 못을 하나 박아두면 수백사람이 모자를 걸 수 있으니 나눔의 공효는 그 보다 훨씬 큰 것이리라. 의외로 우리 주위에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정과 마음을 나누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생면부지인 분들을 찾아 노래와 춤으로 즐거움을 드리기도 하고 작은 요구르트 하나지만 일일이 나눠드리며 손 한번 잡아 드리고 잘 지내셨냐며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바로 이런 나눔이야 말로 작아 보이지만 꼭 필요한 큰 봉사인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유죄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하는 마음들은 척박하고 어려워 지는 이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물질적인 봉사도 중요하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는 봉사, 아프고 소외된 분들에게 우리가 곁에 있고 항상 함께한다는 정신적 봉사가 중요시되는 시대이다. 돈으로 얻은 마음은 돈이 없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지지만 사랑으로 얻은 마음은 영원할 믿는다. 우리 모두가 나눔과 돌봄에 아름답게 중독되는 사월이 되기를 바란다. 어김없이 돌아온 사월 젊은 베르테르가 못 이룬 사랑의 계절에 그 사랑을 기다리던 상수할아버지가 하늘에서 웃고 계신 듯하다.

신동민 국제라이온스클럽 차기총재 (355-D 울산양산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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