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유감
인사 유감
  • 방재홍
  • 승인 2013.04.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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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좀 불안하긴 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벌써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 장·차관급 인사가 6명에 이른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지명자를 더하면 7명이다. 낙마이유도 이명박 정권 때 주류를 이뤘던 병역기피와 세금탈루, 위장전입, 표절을 넘는다. 무기중개상 고문, 해외비자금 계좌 보유 등 다양해졌다. 성접대 의혹까지 있으니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4%로 역대 대통령의 취임 초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응답자들은 ‘인사실패’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야당은 ‘인사 참사’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는다. 여당에서도 부실검증 문책론이 거론된다. 대통령의 소위 ‘나홀로 인사’, ‘수첩인사’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는 정부 출범 초기 어수선하고 바쁜 와중에 빚어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모양새다. 심지어 정치논쟁과 인사청문회제도를 탓하기도 했다.

노예해방을 이룬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취임 초 자신의 경쟁자들을 국무장관 등 내각의 핵심자리에 임명했다. 노예제 폐지를 반대하는 의원들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노예출신자에게 투표권 부여까지 주장하는 당내 급진 강경파를 동시에 설득해야 했다. 링컨은 그들의 의견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경청했다. 중국 당태종의 치세를 기록한 『정관정요(貞觀政要)』는 박 대통령이 야인시절 애독했다고 한다. 태종이 신하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서슴없이 지적하고, 천하의 인재를 적극 추천하라고 다그치는 장면이 적지 않다. 형제를 죽이는 패륜을 저지르며 황제에 올랐지만 그는 역대 어느 제왕보다도 많이 신하들의 충언에 귀 기울여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태종에게 300번이나 간한 위징이 죽었을 때 “나를 돌아볼 거울을 하나 잃었다”며 슬퍼했다. 『정관정요』를 읽어본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 저을 일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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