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밥이 쌀밥보다 낫다는 편견을 버리자
현미밥이 쌀밥보다 낫다는 편견을 버리자
  • 독서신문
  • 승인 2013.03.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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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동의보감
▲ 김호일 박사(서울경희한의원장)     © 독서신문
 
 
 
 
[독서신문] 요즘 들어 한의원에서 흔하게 보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 한 명씩과 함께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가 한의원에 옵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아이들이 원래 아주 잘 먹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밥은 잘 먹었는데 최근에 와서 밥을 잘 먹지 않습니다. 가끔 배가 아프다고 하고, 머리도 아프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한 번 자세히 보고 어머니에게 여쭈어봅니다. "어머님도 가끔 소화가 안 되지 않나요?" 어머니가 대답합니다. "저도 가끔 소화가 안 됩니다." 저는 한의원에 오지 않은 아버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집니다. "남편께서 약간 체격이 좋으시고, 식사를 잘 하시는 분이죠?" 엄마는 오지도 않은 남편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신기하다는 듯이 말합니다. "맞아요. 어떻게 아세요?"

이어서, 질문을 던집니다. "최근에 남편께서 당뇨나 혈압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요?" 더욱더 신기해 하면서 어머니가 말합니다. "맞아요. 최근에 남편의 혈압이 올라서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다시금 자신 있게 말합니다. "그러시면, 아이들이 밥을 잘 먹지 않는 이유는 쌀밥을 먹다가 현미밥으로 바꾸고나서부터 아닌가요?"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네요"입니다.
 
현미나 잡곡밥, 보리밥이 건강식의 대표가 되고 있습니다. 쌀밥은 먹으면 해로운 음식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쌀밥은 부의 상징인데, 지금은 먹으면 혈압이나 당뇨에 문제를 일으키는 음식으로 이해합니다. 아빠가 잘 먹는 스타일인데, 혈압이나 당뇨가 오면 엄마가 이제는 남편의 건강을 챙길 목적으로 잡곡밥이나 현미로 쌀밥을 대신하는 경우가 주변에서 빈번합니다.

아빠는 원래 잘 먹는 스타일이라 쌀밥에서 현미밥으로 바꿔도 외관상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잘 먹는 스타일이 아닌 아이들은 어떠한가? 아이들은 이제 밥 먹는 것이 불편해집니다. 현미나 잡곡은 쌀밥에 비해서 소화가 잘 안 됩니다. 콩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콩을 먹으면 목에 가래가 끼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콩이 소화가 잘 안 되어서 옛날엔 발효해서 많이 먹었습니다. 발효는 소화를 용이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미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이 있는 쌀입니다. '코팅한 쌀'로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껍질에 좀 더 많은 영양소가 있다고 현미가 쌀밥보다 낫다는 주장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으면 뭐합니까? 소화력이 좋지 않으면 현미나 잡곡은 소화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먹고도 소화가 안 되면 그것은 해로운 음식으로 돌변합니다.
 
현대인들은 아주 바쁩니다. 저녁 늦게 자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아침밥을 거의 대충 먹습니다. 급하게 먹습니다. 급하게 먹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입맛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미나 잡곡, 보리는 아주 오래 씹어야 합니다. 소화가 덜 되기 때문에 입에서 저작운동을 충분히 해줘야 합니다. 쌀밥은 조금 덜 씹어도 소화가 잘 됩니다. 무조건 현미나 잡곡이 최고인 것은 아닙니다.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오히려 현미나 잡곡이 해롭습니다. 차라리 쌀밥을 먹는 것이 낫습니다.

당뇨나 혈압이 오는 경우는 대개 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현미나 잡곡은 영양소라기보다는 소화가 잘 안 되어서 결과적으로 음식을 적게 먹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 경우는 적게 먹어서 건강해지는 효과를 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쌀밥의 위력은 단맛에서 나오는데, 사실 단맛에 대한 오해도 많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탄산 음료의 단맛은 사실 가짜입니다. 설탕은 원자제로서 비싼 편에 속합니다. 원래 단맛은 몸에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단맛을 내는 척하지만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제공하지 않는 화학 첨가물의 단맛이 아이스크림이나 탄산 음료의 단맛을 제공합니다. 인스턴트의 단맛은 나쁜 것입니다. 소화력이 약한 아이들은 좋은 보리차에, 좋은 유기농 설탕을 타서 먹이면 감기 예방도 되고, 입맛도 좋아집니다. 쌀밥도 먹어보면 단맛이 현미보다 많아서 소화력을 높이고 기운을 내게 합니다. 단맛을 많이 먹는다고 당뇨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는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그렇습니다. 단맛은 사람의 마음도 편하게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서 당뇨에 걸리면 단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입니다. 불필요하게 단맛을 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소화력 약한 아이들에게는 단맛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현미나 잡곡에 대한 맹신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식이라는 측면에서 건강을 관리하기에는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이 많이 있습니다.
 

한의학 박사 김호일
·서울대 화학과 석사
·경희대 한의학 박사
·현 서울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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