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공원과 박재삼
노산공원과 박재삼
  • 이병헌
  • 승인 2007.09.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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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독서신문
남해안 여행을 하다가 삼천포 노산공원에 올랐다. 누군가에 의해서 노산공원에 대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진 글을 읽은 후 그 곳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노산공원은 바다와 만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공원엔 더위를 피해서 돗자리를 깔고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이 많이 있었다. 바다엔 어선이 오가고 있었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르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박재삼의 시비였다.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문학기행을 겸하는 경우가 많기에 나의 발걸음은 어느덧 그의 흔적을 찾기에 바빴다. 
 
  세월을 머금은 박재삼의 시비 '천년의 바람'이 남해바다를 내려보며 세워져 있었다. 박재삼 시인은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삼천포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삼천포의 후배 문인들이 이 곳에 시비를 세운 것이었다.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천년의 바람
 
박재삼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한려수도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일품이다. 지역 봉사단체와 재일교포들이 만들었다는 전망대에 서니, 남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다른 즐거움을 준다. 관광 안내도에는 박재삼 생가가 있었는데 찾아보다가 실패하고 대신 스텐레스에 쓴 새로운 시비를 만나 한번 읊조리면서 그의 시를 음미해 보았다. 그는 1933년 일본에서 태어나 1936년 삼천포로 귀국하여 유년시절을 보냈다. 현대문학에 서정주의 추천으로 시 ‘정적’을 발표하여 등단하였고, 1962년 결혼을 했고 첫 시집 ‘춘향의 마음’을 발표하였다. 그 후 그는 출판사, 바둑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제7회 노산문학상과 제10회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하였다. 1995년 백일장 심사도중 신부전증으로 쓰러졌고 시집 15집‘다시 그리움으로’를 출판했다. 그는 육십의 나이를 갓 넘겨 세상을 떠났지만 그를 아끼는 숱한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다. 그의 문학혼을 받들기 위하여 박재삼 기념사업회가 결성되어 백일장, 문학관 건립, 문학상운영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문학혼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원을 내려오면서 안내도를 보니 박재삼거리가 있었다. !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시민들에게 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리라 생각한다. 공원에서 시비를 만나고 시비를 통해서 시를 읽을 수 있는 것 얼마나 멋있는 것인지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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