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시 책을 생각한다
새해, 다시 책을 생각한다
  • 조석남
  • 승인 2013.02.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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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남 편집국장     ©독서신문
[독서신문 조석남 편집국장] <독서신문>은 올해로 창간 44년째를 맞는다. 그 기나긴 세월 속에 숱한 풍파도 겪었지만 ‘독서하는 국민’ ‘독서구국(讀書求國)’의 초지를 일관되게 지키며 한길을 걸어왔다. 올해도 독서문화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평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책(e-book)’ 시장의 확산과 함께 ‘종이책’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새해 벽두부터 ‘도정제(도서정가제)’를 놓고 출판사와 인터넷서점이 생존을 건 혈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디지털혁명은 우리의 상상이 미쳐 따라갈 사이도 없이 학문과 기술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책이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2차 문맹’이라고 부르는 ‘독서 능력 상실’은 디지털의 자동 전달 속도에 비해 책이 너무나 느린데 근본요인이 있다.

독서를 대체해 다양하게 즐길거리가 생기면서 지식문화를 선도했던 출판계와 서점계도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사람들은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웹서핑은 물론 조간신문을 확인하고 못 본 드라마를 보고, 게임을 하는가 하면,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정보기술(IT) 미래학자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이런 현대인들에게 경고한다. “인터넷을 사용할수록 훑어보고, 건너뛰고, 멀티태스킹하는 신경회로는 강해지는 반면 집중력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시대에도 깊이 있는 사고 활동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속도주의’에 동참하고, 속도를 가치척도로 하는 미디어와 연계해 책의 기능과 의미를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 <독서신문> 역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함은 물론 주도적으로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출판과 책의 르네상스시대’는 ‘새로운 책’에 달려있다. 이 ‘새로운 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e-book’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e-book’의 활용과 함께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책의 고유기능과 본래적 의미를 보존하려는 다양하고도 지속적인 노력이다. 유한한 생물학적 기억과 바꾼 문자는 인간이 ‘인간적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존재하는 근거이기 때문에 문자와 책이 소멸한다면 적어도 ‘인간적인 인간’은 종말을 맞는 것이다. 그래서 여전히 책은 ‘인간의 희망’이다.

‘뉴미디어’에 ‘혼’을, ‘정신’을 불어넣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책’의 탄생을 위해 끊임없이 계속돼야 한다. 인류가 멸망하는 마지막날까지 마지막으로 곁에 있는 것은 분명 책일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신문>은 새해에도 ‘책의 고유가치’를 지키는 일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속도의 효율’ 못지않게 ‘느림의 미학’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만난 많은 사회 인사들은 한결같이 “젊은 세대가 독서를 기피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독서신문이 ‘영혼 없는 지식’이 범람하고 있는 인터넷문화를 바로잡고, 올바른 독서의 길로 인도하는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2012년은 정부가 지정한 ‘독서의 해’였다. ‘책 읽는 소리, 대한민국을 흔들다’라는 거창한 구호도 내걸었다. 그러나 ‘책 읽는 소리’는 대한민국을 흔들기는 커녕 오히려 잦아든 가운데 큰 성과 없이 ‘독서의 해’를 흘려보내고 말았다.

이제는 민과 관이 힘을 합해 실효성 있는 독서문화 진흥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대한민국을 흔들지는’ 않아도 좋다. 적어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책을 읽는 낭랑한 소리,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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