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
외롭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
  • 권구현 기자
  • 승인 2007.05.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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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사람아 사람아』를 낸 최영옥 시인
▲ 첫 시집 『사람아 사람아』를 낸 최영옥 시인     © 독서신문
한없이도 외롭다.
 
최근 첫 번째 시집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던 최영옥의 시집『사람아 사람아』에 대한 느낌이다. 시가 너무나도 외로워 사람도 외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방통대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최영옥 시인은 단 한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행복한 사람이였다.
 
최영옥은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부끄럽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자신의 부끄러운 시집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축하인사와 격려를 해줬다고 그래서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단다. 자신의 시집은 촌스럽다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 같이 같은 말을 써도 세련되고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고 투박하고 예쁘지 않다고 했다. 확실히 최영옥의 시에는 세련된 기교와 마음 속에 여운을 남기는 시어는 드물다. 하지만 그만큼 일반인에게 한발짝 쉽게 다가간다. 현란한 시 보다는 속에서 우러나오는 시이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무살 초 꽃다운 나이에 찾아왔던 중추신경계 질환, 병마와 싸우느라 누워서 보냈던 청춘, 하지만 그 뒤에 찾아왔던 남편과의 사랑, 하지만 이러한 행복도 길게 가지 못하게 했던 급작스런 남편과의 사별은 그녀의 시색을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몸 떨리도록 외로운 시, 시집의 큰 제목들만 살펴보아도 이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1부에 해당되는 ‘누구나 홀로인 것을’, 2부인 ‘그대 떠난 후’ 등 그녀의 힘겨웠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제목들, 그리고 시어들은 연신 웃고있는 그녀의 얼굴과는 대조되었다.
 
행복하다고 했다. 물론 힘겨웠었다. 하지만 최영옥의 주변엔 그녀가 끄적일 수 있던 펜과 종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를 좋아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던 사람들이 있었다. 더 이상 외로워만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물론 지울 수는 없는 기억이며 아픔이지만 그 것들은 시로써 승화시켜 나갔다. 그렇게 승화시켜나간 시는 그녀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처음엔 부끄러워 반대했던 출판기념회. 하지막 막상 그 자리에 섰을 때 차오르는 감동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고, 그리고 그렇게 행복한 순간이 자기 인생에 몇 번이나 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녀의 시집에 마지막을 장식하는 제5부의 제목 ‘또 다른 시작’은 이러한 그녀의 인생이 그리고 그녀의 작품이 나아가는 방향이 아닐가 하고 생각된다. 행복한 그녀의 얼굴이 담긴, 그리고 우리를 막 찾아온 봄날의 따듯함이 느껴지는 작품이 다음 시집엔 가득 담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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