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이주, 도시화, 식량과 농업, 물, 에너지, 고갈의 위험에 처한 한정된 자원, 그리고 기후변화에 관한 현재의 중요한 변화에 주목한 이 책은 미래는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미래 세계를 만들어갈 변화의 장소와 요소, 주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사람들은 세계가 ‘과잉인구’ 때문에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한다. 맬서스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하며 적당한 굶주림과 전염병을 통해 인구 조절 기능이 가능하다고 봤다.
저자 역시 지구의 미래는 인구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음을 들려준다. 하지만 인구 변화 과정이 미래에 미친 영향을 대륙, 국가, 도시별로 살펴보면서 인구증가가 전 지구적으로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미래는 ‘인구’라는 하나의 변수로만 살펴볼 수 있는 2차 방정식이 아니기 때문에, 맬서스 식 주장은 설득력이 없음을 실증한다. 인구 문제와 더불어 식량과 농업, 물 분쟁 등이 세계라는 체스 판에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다양한 통계 수치를 통해 세밀하게 들려주며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더불어 인류가 지금처럼 ‘성장’의 시간을 유지할 경우 위기일발 상황의 지구 미래가 도래할 것임을 다양한 실례를 들어 보여준다. 선진국의 경제 이기주의와 이를 기반으로 한 분배의 불평등은 암울한 미래를 낳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두운 미래를 단순히 조명하는 데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지구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힘차게 미래 변화의 가능성을 들려준다. 카토그램(Cartogram)과 그래픽 자료, 그리고 철저한 분석으로 가득한 67개의 주제는 독자로 하여금 미래 모습을 예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선택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공한다. 이 자료는 시민의 정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기도 한다.
인류가 봉착하게 될 가까운 미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정책 당국자를 비롯해 국제 문제 연구원, 학생, 도시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환경시민단체,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영양가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 2033 미래 세계사
비르지니 레송 지음 | 권지현, 남윤지 옮김 | 휴머니스트 펴냄 | 216쪽 | 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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