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군 흑치상지
대장군 흑치상지
  • 윤빛나
  • 승인 2013.01.3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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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백제에서 버림받고 적국 당나라로 가 당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낸 비운의 장수, 흑치상지의 이야기는 '슬픈 영웅' 이야기의 대명사다.
 
하지만 역사소설 『대장군 흑치장지』의 저자가 이 작품을 쓴 이유는 단지 그의 훌륭함을 알려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제대로 된 인재를 가려서 활용하고 키울 줄 모르는 지도자가 그 나라와 국민에게 어떤 불행을 주는지, 또 능력 있는 인물의 생애를 어떻게 휘저어 놓는지를 보여 주기 위함이다.
 
우리 역사에는 한 줄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지만, 흑치상지는 백제와 당나라를 아울러 살아 있는 전설이었다. 특히 육십 평생 동안의 무패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성품이다. 모든 병사들이 흑치상지의 휘하로 들어가 전투에 나서고 싶어했고, 언행일치를 실행하는 그를 존경했다.
 
흑치상지가 인간의 경지를 넘는 완승을 거뒀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당 황제는 "백제의 의자는 어떻게 흑치상지를 갖고도 나라를 잃었단 말이냐?"며 놀라워했다. 하지만 당에서 흑치상지의 직위가 올라가도,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백제'가 남아 있었다.
 
의자왕, 태자 부여융 그리고 부흥군 대장 복신, 왜국에서 달려온 부여풍왕에 이르기까지 백제 패망을 전후해 아무도 흑치상지를 중용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위해서 싸우다 죽을 주인도 없었고 배신할 나라도 없었다. 그는 처음 백제 장군으로 소정방을 두 차례 굴복시킨 것을 시작으로 연승 끝에 마지막으로 당의 대장군으로서 대돌궐전을 역사적인 대승으로 이끌었다. 그 후 아끼는 부하가 전사한 것을 알고는 백제 출신 부하들과 부여잡고 대성통곡을 한 후, 가라앉은 쇳소리로 외친다. "우리가 어찌 백제를 잊으랴!"
 
의자왕이 세작들에게 농간을 당하지만 않았어도, 풍왕이 흑치상지의 능력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그를 잘 활용하기만 했어도 삼국의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백제와 왜 뿐만 아니라 신라와 중국대륙의 역사까지도 아주 달라졌을지 모른다. 한중일 영토·역사분쟁으로 동아시아가 들썩이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에, 역사에서 잊혀진 흑치상지를 재조명해보며 올바른 역사의식과 국가관, 제대로 된 인재 활용에 관해 고민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 대장군 흑치상지
신규식 지음 | 산마루 펴냄 | 356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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