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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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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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 한가위가 다가 오면서 가을도 익어만 간다(낙안읍성관리사무소 제공)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독서신문 1389호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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