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과 초심
작심과 초심
  • 독서신문
  • 승인 2012.12.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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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옥 교수     ©독서신문
[독서신문 = 조순옥 편집위원] 작심(作心)이란 마음을 일으켜 결심하여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는 뜻이다.
‘맹자’의 호변장에 ‘作於其心 害於其事 作於其事 害於其政’(작어기심 해어기사 작어기사 해어기정/ 그 마음에서 일어나 그 일을 해치고, 그 일에서 일어나 그 다스림을 해친다.)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 말에 ‘삼일’이 들어가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가 만들어진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의 원래 의미는 사흘에 걸쳐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한다는 뜻으로 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긍정의 의미로 쓰인 말이다. 우리가 쓰는 작심삼일은 부정의 의미가 더 많이 들어있다. 마음을 다잡아 출발하였지만 사흘밖에 못 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다짐을 한다. 입학, 입사,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작심 하지만 도중에 일관성을 잃고 흐지부지 되고 만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이 작심삼일의 반대말은 ‘초지일관(初志一貫)’이다. 초지일관은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감 또는 처음 품은 뜻을 한결같이 ‘꿰뚫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목표를 세운 542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7%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올해 목표 달성률은 3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눈 오는 아침은/ 설날만 같아라// 새 신 신고 새 옷 입고/ 따라나서던 눈길/ 어둠 속 앞서가던 아버지 흰/ 두루막 자락 놓칠세라/ 종종걸음치던 다섯 살/ 첫길 가던 새벽처럼// 눈 오는 아침은/ 첫날만 같아라
- 중략 -
눈 오는 아침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첫날만 같아라
 - 백무산, 「초심 初心」
 
‘눈 오는 아침은/ 설날만 같고’, ‘첫길 가던 새벽처럼// 눈 오는 아침은/ 첫날만 같아라’는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는 당부일 것이다.

‘초지일관’ 자세로 살기엔 많은 유혹과 욕망이 꿈틀거린다. 아래는 주돈이의 시다. 관료, 문인, 사상가인 주돈이는 북송 진종 천희 원년(1017년)에 태어난 사람으로 관직 생활을 했던 사람이다.
 
是處塵勞皆可息(시처진로개가식/ 이곳은 세상 고뇌 모두 잊을 수 있는 데지만)
時淸終未忍辭官(시청종미인사관/ 시대가 맑아 끝내 차마 벼슬을 버리지 못하겠네)
 
관료로 생활하면서 직위를 이용한 사리사욕(私利私慾)에 빠지면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와 나라를 망치게 됨을 알려주는 시이다.
관료는 부정에 빠지지 않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선비정신으로 절개를 지키려고 노력해왔다. 이는 혹독한 현실 앞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간직하려는 노력이었을 것이다.
관리가 초심을 잃지 않고,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작심했던 마음, 공약 등을 초지일관하며 실천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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