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편지-공부열광 _ <2> 정약용의 ‘열 살이면 책쓰는 나이’
아빠의 편지-공부열광 _ <2> 정약용의 ‘열 살이면 책쓰는 나이’
  • 독서신문
  • 승인 2012.09.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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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열 살인데 책을 쓰세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정약용은 500권이 넘는 책을 지은 작가입니다. 책 대부분은 전라남도 강진 등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18년 동안에 썼지만 평생을 통해 저술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스스로도 하루에 한 권씩 만들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정약용은 첫 책을 불과 열 살 때 씁니다. 네 살 때 글을 배워 천자문을 읽기 시작한 그는 일곱 살 때는 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아홉살 때 어머니를 잃은 정약용은 시에 더욱 매달립니다. 열 살이 되자 쌓아놓은 시가 자신의 키 높이와 비슷했습니다.

이를 가상히 여긴 아버지 정재원은 아들에게 시를 모아 한 권의 시집을 내자고 했습니다. 당시엔 책을 내는 데는 엄청난 돈이 들었습니다. 집안이 부유하지 않은 선비들은 벼슬을 하고 있던 사람의 도움을 받아 책을 내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열 살 아들이 책을 낼 수 있도록 후원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큰 형 정약현이 『삼미집(三眉集)』으로 지었습니다. ‘삼미’는 ‘눈썹이 세 개’라는 뜻입니다. 천연두를 앓았던 정약용은 눈썹이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공부의 완성은 ‘책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쓰려면 대충 알아서는 안됩니다.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정약용은 책쓰기를 통해 지식을 확실히 익혔습니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 알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초등학생도, 중학생도, 고등학생도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아는 것을 친구에게 알려주고, 그것을 정리하면 책이 됩니다. 이것이 확실한 내 공부가 됩니다. 입학사정관 시대! 내 책을 쓴다는 목표로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글쓰기에서 책쓰기로 진화한 목표를 삼으세요.

그러나 명심할 게 있습니다. 진심이 들어간 책을 써야 합니다. 경험이 들어가고,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이 들어가야 합니다. 남의 것을 짜깁기 하면 한 해에 수십 권을 써도 무의미합니다.

혹 인세를 받을 수는 있겠죠. 그러나 스스로의 양심은 창피할 것입니다. 단 한 권을 쓰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책을 써야 합니다. 책은 학생증이나 주민등록증과 같습니다. 평생을 따라 다니죠. 그래서 쉽게 쓰지 말고, 노력해서 써야 합니다. 그러면 남이 책에 대해 혹평을 한다해도 자신만은 떳떳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이상주는?
역사 작가, 북(BOOK) 칼럼니스트다. 종묘대제, 왕릉제향 전승자이고, 성균관에서 전통제례를 공부했다. 신문에 신간, 좋은 책을 소개하고, 북칼럼, 역사, 교육, 문화 관련 글을 언론에 연재하고 있다. 문중(門中)의 역사와 인물을 발굴하며, 조선 명문가와 왕실 역사를 집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공부 열광』, 『10대가 아프다』,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왕의 영혼, 조선의 비밀을 말하다』 등이 있다. letter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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