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희 敎育칼럼과 이제무 書藝 <13> 자연과 노니는 ‘유산완수(游山玩水)’
노익희 敎育칼럼과 이제무 書藝 <13> 자연과 노니는 ‘유산완수(游山玩水)’
  • 독서신문
  • 승인 2012.09.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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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동서와 계파 간의 갈등이 심화된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경제적 자유가 없는 대부분의 우리들이 안식을 취할 곳을 찾아 산과 바다에서 숨을 고르곤 한다.
여름과 가을에 걸쳐 국토를 뒤흔든 태풍과 집중호우 등 우리는 자연의 힘에 겸손해지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산까치, 제비박새, 방울새 등이 수시로 날아들어 지저귀고 산짐승들이 한밤중은 물론, 대낮에도 샘터를 찾아와 물을 마시고 가는 정겨운 산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고려 무신집권기 조계종 승려인 진각국사(眞覺國師)가 쓴 시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臨溪濯我足 着山淸我目(임계탁아족 간산청아목)
不夢閑榮辱 此外更何求(부몽한영욕 차외갱무구)

 
(시냇가에 나가서는 내 발을 씻고, 산을 바라보고는 내 눈을 맑게 한다. 부질없는 영욕은 꿈도 꾸지 않나니, 이 밖에 또 무엇을 구하랴)
 
요즈음은 서로 “구태, 구악을 버렸다”고 하면서, “나만은 부질없는 영욕을 버리고 5천만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대변하겠다”고 말하며 정치욕을 가진 사람들도 각종 산악회를 만들어 자연을 찾고 있다. 산을 벗 삼아 자연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욕망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하는 곳으로의 산이 되고 있으니 ‘유산(游山)’하는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유산완수(游山玩水)’는 ‘산에서 노닐면서 물에서 즐긴다’는 뜻이다. 자연의 프리즘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자연이 줄 것이다. 우리가 자연을 좋아하는 까닭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본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슬만 바라보아도 깊은 바다가 되고, 물을 바라보아도 넓은 하늘이 되며, 사방의 꽃으로부터 질퍽한 진흙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러운 자연’이 우리 곁에 언제나 있다.
 
 / 노익희 <참교육신문>, <한국교육복지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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