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비상
새들의 비상
  • 독서신문
  • 승인 2012.09.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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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창 도
 
새가 날을 때
그의 근처는 모두 아슬아슬하다
모래알과 흙과 먼지들의 아우성
꽁꽁 숨은 미물들의 비명
공중에서 헤매이는 공기들의 부양
단정치 못한 길들이 헤어지고
그의 높이와 발부리에 닿는 도약
혹은 양지의 허물어짐
그늘 모서리로 일으키는 안 보이는 것들의 반란
새는 모든 것이 불멸을 말하는 그곳에서
조금씩 돌아오는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에서
새로운 세상 꿈꾸기로
지상으로 그의 눈을 빠트린다
 

[이해와 감상]

불합리한 사회 현실, 독창적 시어로 고발


▲ 최창도 시인     © 독서신문

허공을 날으는 새의 메시지. 거기에도 비구상(非具象)의 세계가 잡다하게 깔려 있다. 「새들의 비상」에서 우리는 앙포르메(informel)의 그림들, 즉 비형상회화(非形象, nonfigurative paintings)가 다채롭고도 리얼한 콘텐츠를 고발하고 있어 새로운 현대시로서의 구상성을 동시에 멋스럽게 수용하게 된다.
포오트리에며 뒤뷔페 등 프랑스 화가가 외쳤던 부정형(不定形)을 뜻하는 앙포르메 그림들의 성공 요소는 겉보기에는 비형상화(非形象化) 그림같지만 사실은 화가 스스로 표현해야만 할 긴장된 자기 내부 공간들을 충실하게 담았다.
새의 눈에 비친 화자의 세상은 과연 어떤가? ‘모래알과 흙과 먼지들의 아우성 꽁꽁 숨은 미물들의 비명 공중에서 헤매이는 공기들의 부양 단정치 못한 길들이 헤어지고 그의 높이와 발부리에 닿는 도약 혹은 양지의 허물어짐 그늘 모서리로 일으키는 안 보이는 것들의 반란’이라는 앙포르메의 형상들이다.
그러기에 화자는 불합리한 사회 현실에 대해 냉엄하고도 예리하게 고발한다. 화가들의 그림으로서는 불가능한 것을 최창도 시인은 다부지게 그의 독창적인 시언어로서 투철하게 구상화시켰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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