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여론, 그리고 선거문화
SNS와 여론, 그리고 선거문화
  • 조석남
  • 승인 2012.08.3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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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남 편집국장     ©독서신문
[독서신문 = 조석남 편집국장]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도를 넘고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성 주장을 하는 흑색선전이나 후보자 자격 검증과 별 관계가 없는 사생활에 관한 설들이 난무해 선거판을 흐리고 있다.
이런 네거티브 공세는 강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의원과 안철수 교수에 집중돼 있다. 네거티브 공세는 상대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매우 손쉽고도 유력한 방법이다. 한번 던져지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돼 진실 여부는 뒷전이 된다. 공격 내용이 말초적이고 원색적일수록 파괴력도 크다.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네거티브는 어김없이 고개를 든다.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은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생아설로 곤욕을 치렀고,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는 일본 혈통일지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DNA 검사를 받기까지 했다.
대선 후보의 검증은 꼭 필요하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네거티브 선거전은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력을 마비시키며, 민의를 왜곡한다. 정책과 능력 및 도덕성 검증이 중심이 돼야 할 선거전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민주주의를 교란한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의 ‘묻지마’식 비방과 모략은 ‘광장’의 순기능이 큰 SNS를 ‘막장’의 역기능 쪽으로 몰아가는 폐해를 낳고 있다.
 
지난 1992년, 미국 아칸소주 출신의 시골뜨기 주지사였던 민주당의 빌 클린턴은 ‘걸프전의 영웅’ 공화당의 조지 부시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캠페인으로 경기침체를 부각시킨 전략의 승리였다.
한국과 미국 등 세계 58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2012년의 화두는 ‘문제는 SNS야, 바보야(It’s the SNS, stupid)’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미국 대선에서도 오바마가 SNS로 결정적 승기를 잡았지만 올해 주요국의 선거에서는 SNS가 더욱 위력을 떨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SNS는 12월 대선에서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SNS를 바라보는 시선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사회적 소통 인프라로 높게 평가하는 관점이 있는가 하면, 유언비어와 악담이 넘치는 ‘막장’으로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
 
SNS는 ‘친구 맺기’로 시작됐고, 친구는 이성보다 감성에 더 좌우된다. SNS의 감성적 속성은 호감을 공유하는 특정 그룹의 편견을 증폭시키고 분파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자칫 이기심과 편견을 부추기는 선동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실제 SNS 상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세력은 1%에 불과하다. 이해관계에 얽힌 일부가 퍼나르고 악의적인 댓글을 붙여 여론을 일방적으로 몰고가는 폐해도 적지 않다. SNS를 통한 비방과 모략, 마녀사냥식 ‘SNS재판’ 등 SNS 역기능은 민주주의에 분명 ‘독(毒)’이다.
SNS가 ‘SNS 민주주의’로 우리 정치 발전에 기여하려면 제대로 된 SNS 선거문화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자기절제와 사회적 인내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정책선거로서의 올바른 SNS 선거운동 모델을 우리 모두가 정립해나가야 한다. 
우선 유권자들이 수시로 참여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SNS 토론 공간이 필요하다. SNS가 후보자를 선출하는 선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상정치로 확대되는 이른바 ‘생활정치’를 실현시켜야 한다.
SNS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모든 부작용을 이겨내고 순기능을 발휘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선거문화가 한 단계 성숙하는데 ‘약(藥)’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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