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힘, 듣기의 힘
읽기의 힘, 듣기의 힘
  • 권구현 기자
  • 승인 2007.08.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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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쓰기 전에 먼저 읽고 들어라
▲ 읽기의 힘, 듣기의 힘     ©독서신문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말 잘하는 법이나 남을 설득하는 기술, 글 잘 쓰는 법, 즉 말하기와 쓰기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자유자재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재능이자 축복이다. 하지만 과연 남을 설득하는 것만이 능사일까? 남의 의견을 듣고 읽을 수 있어야 비로소 대화는 이루어지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남의 생각을 먼저 안다는 것, 그것은 바로 그 뒤에 이어지는 나의 말하기와 쓰기를 위한 밑바탕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언어를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석학 세 사람,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와 일본을 대표하는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 일본 현대시의 개척자 다니카와 순타로가 ‘읽기’와 ‘듣기’를 주제로 나눈 강연과 심포지엄을 엮은 이 책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언어를 ‘읽기’와 ‘듣기’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강연과 심포지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연 부분에서는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읽기’와 ‘듣기’의 필요성과 개념, 우리의 삶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리학과 과학, 문학 전반에 걸쳐 살펴본다. 심포지엄에서는 ‘읽기’와 ‘듣기’를 시작한 시점부터 과학의 발전이 ‘읽기’, ‘듣기’에 미치는 영향, 인터넷 공간에서의 ‘읽기’와 ‘듣기’, 인류 시원부터 있어왔던 ‘읽기’와 ‘듣기’ 등의 주제를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쏟아내고 있다.

첫번째 강연에서 전문 카운슬러인 가와이 하야오는 자신의 다양한 상담 경험을 통해 얻은 ‘읽기’와 ‘듣기’,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 즉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카운슬러는 얼핏 보기에 듣기만 하는 것 같지만 ‘듣기’에는 ‘읽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상담하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듣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의 내면, 즉 그의 심리 상태나 내면의 울림을 조심스럽게 읽어내야 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자신을 온전히 몰입하지 않으면 피상적인 조언에 그칠 뿐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인간임을 규정짓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언어, 그 언어를 구성하는 문자는 장점만 있는 것일까. 저자들은 문자가 그 편리성만큼 인간의 심적 움직임을 제한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진보를 이루는 만큼 감성은 퇴화한다는 것이다. 문자가 가진 우수성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잊고 있는 것은 없는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피력한다. 머리로만 무언가를 읽거나 어떤 것을 듣는 행동에서 벗어나 감성을 되살려, 언어 이상의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않는다.

말하기와 쓰기 못지않게 중요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말하기, 쓰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읽기와 듣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다양하며 우리 인생에 풍요와 깊이를 가져다준다. 세 사람이 나누는 유쾌한 지적 수다에 선입견 없이 빠져들어 보자. 이 책은 ‘읽기’와 ‘듣기’의 놀랍고도 무한한 힘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 외 지음 / 이언숙 옮김 / 열대림 펴냄 / 183쪽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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