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라파엘의 웨딩이야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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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변호사, 교사 등 소위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웬만해선 서울 하늘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특히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강남권에서는 시어머니들 사이에서 '청담동 며느리 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실속보다 물질을 더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신혼여행에서 돌아옴과 동시에 빚더미에 올라앉는 '허니문 푸어' 현상이 크게 급증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웨딩업체들의 책임도 크다. 지금처럼 웨딩컨설팅 업체들이 없던 시절을 생각해보자. 예비부부가 설레는 맘으로 일일이 찾아다니며 하나씩 준비해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웨딩컨설팅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더니 마치 관례라도 된 것 마냥 '결혼'하면 '웨딩컨설팅'을 떠올리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웨딩컨설팅 업체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절실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웨딩컨설팅 업체들은 계약 성사시 업체로부터 소개비를 받기 때문에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강남권에서 일반적인 웨딩토탈 패키지 가격이 350~550만원인데 과연 퀄리티가 가격에 비례하는지 묻고 싶다. 아무리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웨딩플래너들이 얼마나 알차고 실속 있게 결혼준비를 도울 수 있을까. 혼수나 예단을 준비하는 과정에 양가간의 갈등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발생할 시 얼마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필자 역시 올해로 34년째 웨딩업에 종사해왔지만 예비부부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가격 대비, 실속 있는 상품 구성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함께 뜻을 함께해온 관련 업체들과 함께 소비자 직거래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제품의 퀄리티는 올라가고 가격은 내려가니 일석이조가 된 셈이다. 처음 웨딩토탈패키지 가격을 200만원에 내놓았을 때 동종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한 번 제작한 드레스는 최대 7명에게만 대여하고 전량 스튜디오 촬영용이나 해외로 판매한다고 하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그렇지만 신부라면 누구나 새 드레스를 입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웨딩업계가 나서서 건전하고 실속 있는 결혼문화를 정착시켜나가야 한다.
<글 : 김 라파엘 결혼명품클럽(http://cafe.daum.net/63wedding)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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